미국산 오렌지 이어 감귤까지 제주산 넘본다

미국산 오렌지 이어 감귤까지 제주산 넘본다
올해 2~5월 미국산 102t 수입돼 백화점·마트 등에서 판매
2026년 관세 완전 철폐시 수입증가 가능성 있어 대책 필요
  • 입력 : 2021. 09.08(수) 16:30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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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5월에 온라인 판매가 이뤄진 미국산 감귤.

한·미FTA 발효(2012년 3월) 이후 연간 13만t 안팎의 오렌지가 국내로 수입되는 가운데 올해는 미국산 감귤(만다린)도 본격적으로 수입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수입량은 100t 규모지만 앞으로 미국산 감귤에 대한 관세율이 단계적으로 낮아져 2026년부터 완전 철폐될 경우 제주산 하우스감귤과 한라봉 등 만감류 출하시기와 겹칠 가능성도 있어 수입산 감귤에 소비시장을 빼앗기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응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7일 농협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2~5월에 102t(2월 33t, 3월 14t, 4월 42t, 5월 13t)의 미국산 감귤이 국내로 수입됐다. 감귤 수입은 한·미FTA 발효전인 2007~2011년 0.8t이 수입됐고, 발효 후에는 2019년 18t이 수입된 적이 있지만 올해는 102t으로 수입이 본격화되면서 전국 백화점과 대형 유통매장,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판매됐다.

 올해 미국산 감귤 수입이 본격화된 것은 한·미FTA가 발효된 2012년 144%였던 관세율이 매년 내려가 올해는 48%까지 떨어지면서 국내 소비자 반응을 엿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감귤 관세율은 매년 낮아져 2026년에는 완전 철폐된다. 미국산 감귤의 당도는 13~15브릭스이고, 제주산 온주감귤보다 과피가 두껍고 단단한 것이 특징이다.

 올해 관세율 48%를 적용한 미국산 감귤의 소비자판매 추정가격은 ㎏당 8400원 정도로 한·미FTA 전 추정가격(1만3600원)보다 38.2% 떨어졌다. 올 봄 수입 당시 온라인 등에선 ㎏당 1만~1만1000원에 판매됐다.

 하지만 앞으로 단계적으로 관세율이 낮아져 완전 철폐될 경우 가격은 ㎏당 5800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4월 하순부터 출하되는 제주산 하우스감귤의 소비자자격이 출하 초기 1만원 안팎에서 형성되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수입되는 미국산 감귤은 이보다 더 낮아져 하우스감귤과 경쟁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해 미국산 감귤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당도가 높고 신맛이 덜함 ▷노지감귤 출하시기 후에도 맛볼 수 있음 ▷껍질이 두꺼워 감귤처럼 맨손으로 벗기기에는 어려움 ▷탱글탱글한 식감이 부족하고 속껍질이 마르고 질김 ▷오렌지와 감귤을 합쳐놓은 듯한 맛 등으로 긍정보다는 부정 평가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미국산 감귤류 수입물량 추이를 보면 관세율 인하보다 미국내 감귤 작황과 국내 소비자 기호와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앞으로 미국산 감귤 수입동향과 소비자 반응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제주산 하우스감귤의 차별화 마케팅 등 대응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산이 90%를 차지하는 오렌지 수입량은 한·미FTA 발효 전(2007~2011년) 연평균 10만2000t에서 발효 후(2012~2020년)에는 연평균 13만5000t으로 32.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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