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연路에서] '기후위기 예산제' 도입을 제안하며…

[문연路에서] '기후위기 예산제' 도입을 제안하며…
기후위기로 빚어지는 피해
  • 입력 : 2021. 11.30(화)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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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라고 결코 피할 수 없어
정책·예산 통합 적극 대응을




'기후위기 예산제를 도입합시다. 제주 CFI2030에 의한 전기차 보급정책이 전국 1등이라고 하지만 기후 위기로 인한 제주사회의 이상 재해 피해도 전국 1등일 것입니다'

필자는 지난 16일 제11대 의회 입성 후 마지막 도정질의 첫 질문을 기후위기로 정했다. 제주도는 지난 8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에서 P4G(녹색성장 및 2030 글로벌 목표를 위한 연대) 탄소중립 에너지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기쁘면서도 제주도의 기후 위기 관련 정책을 되돌아보는 좋을 기회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0년 탄소중립 2050을 선언했지만 제주도는 이미 약 10년 전부터 CFI2030을 추진하면서 다른 지자체들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목표시점까지 약 8년을 앞둔 현 상황에서 제주도의 홍보와는 달리 미흡한 부분도 적지 않다. 한 예로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신재생에너지 생산 가동은 2012년 시작하여 2021년 10월 기준 육상풍력발전은 계획 대비 58.6%인 반면, 풍력발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해상풍력은 계획대비 1% 미만에 그치고 있다. 제주도정이 제주 지하수와 더불어 제주 바람을 공공자원이라며 설립한 제주에너지공사는 그동안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전기차 보급은 2030년까지 37만대 보급 계획을 세웠으나 지난 10월 기준 2만4420대로 약 6.4%의 실적에 그치고 있다. 남은 8년 사이에 사업추진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필자는 그동안 제주도정의 정책을 검토하면서 많은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서간 칸막이'로 제주산업 전반에 미치는 효과를 얻지 못하는 사례를 자주 접했다. CFI2030 정책의 몸통이라 할 수 있는 기후 위기관련 정책도 그 예이다. 최근 5년간 제주지역 자연재해 피해 및 복구예산을 보면 약 8336억원에 달한다. 국비와 지방비를 제외한 자부담 금액은 무려 2892억원에 이른다. 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다. 다시말해 제주가 탄소저감모델지역이라고 홍보할 때 도내 곳곳에서 이상기후로 매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면 기후위기 대응모델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답답하다. 마치 제주도의 CFI2030 정책이 상위계획인 기후위기 정책을 잠식하고 있지는 않은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한 이유로 필자는 '기후 위기 예산제도'를 강조하고 있으며 미래의 제주를 디자인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미 기후 위기 대응 선진국인 노르웨이와 프랑스의 기후예산, OECD의 녹색예산 등 해외의 많은 나라와 도시에서 기후정책과 예산을 통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서울과 경기도 등에서도 실시하고 있다. 제주도도 제주다운 '기후위기예산제도'를 마련하여 대한민국 탄소중립 2050의 선도모델이 되자고 제안하고 싶다. 다행히 이번 도정질의에서 구만섭 도지사 권한대행의 긍정적인 답변에 감사드리며 2022년도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

<이승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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