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년 만, 탄생지 제주서 만나는 국보 '세한도'

178년 만, 탄생지 제주서 만나는 국보 '세한도'
국립제주박물관, 특별전 세부 내용 발표
서울 전시 2년 만에 14m 두루마리 공개
'불이선란도' '김정희 초상' 등도 선보여
4월 5일 개막... 23일엔 유홍준 특강도
  • 입력 : 2022. 03.31(목) 11:10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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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손창근 선생이 기증한 국보 '세한도歲寒圖'.(김정희金正喜(1786-1856), 조선 1844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립제주박물관 제공

국립제주박물관(관장 이재열)이 추사 김정희(1786~1856)가 1844년 제주 유배 시절에 그린 '세한도(歲寒圖)'(국보)를 178년 만에 탄생지인 제주에서 선보이는 특별전 '세한도, 다시 만난 추사와 제주'(본지 3월 28일자 1면 게재)의 구체적인 전시 내용을 31일 소개했다.

4월 5일부터 도민에 공개되는 이번 특별전은 지난 2020년 '세한도'를 소장해오던 손창근 선생의 기증을 기념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세한, 한겨울에도 변치 않는 푸르름'의 순회전시로 마련됐다. 이에 당시의 감동과 여운을 고스란히 이어 제주 전시도 1부 '세한의 시간', 2부 '송백의 마음'으로 구성됐다.

전시장에서는 추사의 '세한도' 진본과 함께 청나라 문인 16인과 한국인 4인의 감상 글로 이뤄져 14m가 넘는 세한도 두루마리(전체 크기 33.5×1469.5cm) 전모를 서울 전시에 이어 2년 만에 만날 수 있다. 또 손창근 선생이 기증한 추사의 또 다른 걸작 '불이선란도'를 비롯해 '김정희 초상' 등 13점의 작품을 함께 선보여 김정희의 삶과 예술세계를 폭넓게 살펴볼 수 있게 구성됐다.

2018년 손창근 선생이 기증한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김정희, 조선 19세기 중반,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립제주박물관 제공



'세한의 시간'에서는 김정희가 겪은 시련의 경험과 감정을 이방인의 눈으로 해석한 7분 영상 '세한의 시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송백의 마음'에서는 세한의 시기 송백과 같이 변치 않는 마음을 지닌 김정희의 벗과 후학, 그리고 그의 예술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품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제주 전시에서는 독립운동가 이시영(1869~1953)의 글씨 '장무상망(長無相忘)'이 새롭게 추가됐다. 4월 23일에는 추사 김정희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의 특별강연도 열린다.

▶세한도, 178년의 여정

19세기 전반 조선 문예계의 중심에 있던 김정희는 1840년 55세의 나이에 제주로 유배를 와 8년 4개월간 이어진 '세한'의 시기에 죄인이 된 자신을 잊지 않고 변함없이 귀한 책을 보내주며 위로했던 역관 제자 이상적(1804~1865)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세한도'를 그렸다. "한겨울 추운 날씨가 된 다음에야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알게 된다.(歲寒然後知松柏之後凋)"는 '논어'의 구절을 모티프로 한 그림이다. 시련 속에서도 변치 않는 신의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조선 최고의 문인화로 평가받는다.

'세한도'는 178년 동안 여러사람의 손을 거쳐 전해졌다.

이상적은 '세한도'가 그려진 1844년, 그해 음력 10월에 '세한도'를 가지고 북경에 가 청나라 문인 16인의 글을 받았다. 이후 '세한도'는 이상적의 제자 김병선(1830~1891)과 그의 아들 김준학(1859~1914 이후)을 거쳐 김정희 연구자인 일본인 후지쓰카 지카시(1879~1948)가 소장하게 된다. 후지쓰카가 일본으로 가져간 '세한도'를 1944년에는 서화가 손재형(1903~1981)이 우여곡절 끝에 되찾아 왔고, 1970년 무렵엔 개성 출신 사업가 손세기(1903~1983)가 주인이 된다. 대를 이어 소장한 손창근 선생이 2020년 초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며, 국민의 품에 안겼다.

2018년 손창근 선생이 기증한 '김정희초상阮堂先生肖像'(허련, 조선 19세기 중반,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립제주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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