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충격에 제주지역 호텔과 콘도 등 숙박시설이 경매시장에 쏟아졌다. 도내 숙박시설의 공급 과잉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설상가상으로 덮친 감염병 상황이 2년 넘게 이어지면서 경영난을 버티지 못해 경매시장에 몰린 것이다.
11일 법원 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의 '3월 경매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3월 제주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경매물건 164건 중 80건이 낙찰(낙찰률 48.8%)됐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인 낙찰가율은 68.8%, 평균 응찰자 수는 4.0명으로 나타났다. 낙찰률은 전국평균(37.9%)보다 높고, 낙찰가율은 전국(84.5%)보다 낮았다. 전국 응찰자 수는 4.1명이다.
업무상업시설은 경매가 진행된 37건 중 9건이 주인을 찾아 낙찰률 24.3%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국평균(31.5%)을 밑돌며 부산(21.2%), 대구(23.3%)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특히 도내 업무상업시설 경매물건 중 70.3%(26건)는 호텔·콘도 등 숙박시설이 차지했고, 4건이 낙찰됐다.
도내 경매시장에 나온 숙박시설은 2020년 한햇동안 경매가 진행된 업무상업시설 818건 중 62.6%(512건), 2021년 912건 중 60.1%(548건)로 10건 중 6건 꼴이다. 낙찰된 숙박시설은 20년 73건, 21년 151건이다. 앞서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 249건의 숙박시설이 경매에 나왔던 것에 견주면 코로나 발생 이후의 증가세를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숙박시설은 1차 경매에서 유찰돼 2차 경매에 다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개별 호수별로 경매가 진행되는가 하면 숙박시설 전체가 통으로 경매에 나오기도 해 경매 건수가 아닌 호수로 따지면 숙박시설 경매물건은 훨씬 더 많을 것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3월 도내 주거시설은 경매 진행 58건 중 40건이 새 주인을 찾으면서 낙찰률 69.0%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지만 낙찰가율은 69.7%로 가장 낮았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제주 주거시설 경매 낙찰가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은 서귀포시 안덕면에 소재한 연립주택 24건이 유찰을 거듭한 끝에 낮은 낙찰가로 주인을 찾으면서 결과적으로 주거시설의 평균 낙찰가율을 끌어내렸다"고 밝혔다.
토지 경매는 69건 중 31건이 낙찰돼 낙찰률 44.9%, 낙찰가율 63.8%를 기록했다.
3월 응찰자가 가장 많이 몰린 1, 2위 물건은 서귀포시 안덕면 창천리 소재 연립주택으로 각각 21명과 19명이 응찰해 각각 감정가의 73.4%, 72.0%에 새 주인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