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제주지사 시절 도가 태풍 등 재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동안 업무추진비로 소고깃집 등에서 간담회를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실은 28일 원 후보자의 재직기간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자료 등을 분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원 후보자는 2019년 10월 2일 지역 원로 10명과 간담회를 이유로 소고깃집에서 24만9천원을 지출했다.
원 후보자는 10월 3∼5일에는 서울의 호텔, 일식당 등에서 국회, 학계, 부처 관계자 등을 만나 5차례 간담회를 하며 평균 22만원 상당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때는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제주에 호우주의보가 내리고 사상자와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큰 피해를 본 시기다.
원 후보자는 같은 해 9월 초 태풍 '링링'이 제주에 상륙해 20여명이 숨지거나 다치고, 도로 파손·농작물 피해 등을 입었을 때도 8일 하루 동안 언론 관계자 16명과 간담회로 횟집서 40만원, 유관기관 관계자 14명과 간담회로 소고깃집서 34만8천원을 지출하는 등 1일부터 9일 사이 간담회 명목으로 식당 등에서 280만원 상당을 썼다.
국토 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천준호 의원실도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등을 근거로 원 후보자에 대해 비슷한 문제를 제기했다.
2017년 7월 3일 제주에 태풍 '난마돌'이 북상해 공무원들이 비상 근무를 시행하는 등 비상 체계에 돌입했지만, 원 후보자는 국회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를 이유로 제주 일식당에서 44만원을 지출했다는 것이다.
천 의원실은 2019년 9월 23일 태풍 타파가 제주에 상륙해 농경지가 침수되고, 선박이 좌초됐을 때도 지역주민 16명과 간담회를 하며 한정식집서 45만8천원을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원 후보자의 이러한 지출은 모두 업무추진비로 처리됐다.
이에 박상혁 의원은 "제주도민들이 집이 부서지는 등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 도지사는 매 끼니 간담회를 명목으로 수십만원을 지출했다"며 "업무추진비로 추진하려던 업무가 제주도정이 아닌 중앙정치 기웃거리기는 아니었는지 청문회에서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