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에서 식용유값, 외식비까지 안오르는 게 없을 정도네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 유탄에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류 제품에서부터 곡물 공급난으로 밀가루와 식용유 등 식료품까지 전방위적 물가 상승 압력 속에 제주지역의 1분기 물가상승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18일 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에 따르면 제주지역의 1분기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4.7% 상승했다. 전국평균 상승률(3.8%)보다 0.9%포인트(p) 높아 전국 최고 수준이다. 생활물가 역시 전국(4.4%)보다 높은 5.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제주 물가는 교통(12.3%), 음식 및 숙박(6.3%), 식료품·비주류음료(5.3%)가 상승을 이끌었다.
품목별로는 농산물이 코로나발 소비침체로 가격이 폭락하면서 전체적으로 1.0% 상승에 그친 반면 축산물은 11.8% 올랐다. 외식비도 6.0% 올랐다. 공업제품 중에서는 석유류가 24.6% 급등하며 운전자와 경유차를 모는 영세 자영업자와 운송업계의 고통이 커진 상황이다. 18일 오후 기준 도내 주유소의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휘발유 2026원, 경유는 2085원이다. 정부가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폭을 30%로 확대했지만 작년 11월 12일 유류세 20% 인하 직전(휘발유 ℓ당 1900원, 경유 1700원)보다 휘발유는 100원 이상, 경유는 400원 가까이 더 올라 그 효과가 무용지물인 상황이다.
가공식품 가격 상승은 한국소비자원의 참가격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유탄에 이어 세계 두번째 밀 생산국인 인도가 밀 수출을 중단하면서 국수(소면) 900g은 1년 전 2661원에서 3641원으로 36.8% 뛰었다. 식용유도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제한으로 글로벌 공급난을 겪으면서 콩기름(900㎖)이 1년 전 3855원에서 4916원으로 27.5%, 식용유(900㎖)는 4215원에서 4477원으로 6.2% 올랐다.
식용유의 글로벌 공급난이 더 심해질 경우 식용유 사용이 많은 튀김이나 치킨업계 등의 가격 인상 우려도 있다.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선 18일 사재기를 막기 위해 특정 식용유 제품에 대해 1인당 2개씩 구매를 제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이 날 식용유 공급사 5개 업체와 수급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정보를 공유했는데, 공급사들은 "재고량이 2~4개월분 정도로 안정적인 상황이고, 국내 업체들은 주로 말레이시아산 팜유를 사용하고 있어 현재 수급에는 큰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