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회 제주도미술대전 대상 제주 공예작가 이혜지씨

제48회 제주도미술대전 대상 제주 공예작가 이혜지씨
제주미협 주최 올해 공모전에 평면 48점·입체 5점 응모
18일 시상식... 대상작 공예 'sensory memory(감각 기억)'
대상 1점, 우수상 2점, 선정 작가상 12점 등 15명 입상
오는 23일까지 문예회관 제2전시실에서 입상작 전시
  • 입력 : 2022. 06.19(일) 13:42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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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회 제주특별자치도미술대전 대상작 이혜지 작가의 'sensory memory(감각 기억)'. 작가는 제주의 바닷가 마을에 살던 기억 아래에 늘 존재하는 푸른색과 파도를 표현하기 위해 백자토와 색소지를 활용해 육면체를 제작했으며, 밟고 자란 제주의 다양한 색의 흙을 채취해 기록을 위한 안료를 제작해 기물 표면에 표현했다. 파도의 형상을 닮은 약 1000여 개의 육면체들은 160*190 사이즈로 크기로 정렬해 가변에 설치하고, 40*40 사이즈의 육면체를 따로 제작해 육면체에 담긴 기억의 이미지를 확대해 전달하고자 했다. 제주미협 제공

제48회 제주특별자치도미술대전에서 신진 작가 이혜지(26)의 공예작품 'sensory memory(감각 기억)'가 대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미술협회제주도지회(지회장 유창훈, 이하 제주미협)가 주최한 이번 공모전에는 지난 5월 말까지 접수 결과 전국에서 평면 48점과 입체 5점 등 총 53점(도내 29점, 도외 24점)이 응모했다. 지난해 응모작(평면 60점, 입체 16점) 보다 감소했는데, 주최측은 올해부터 공모전이 예년(8월 중)보다 앞당겨진 여파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응모작 심사는 지난 5일 1차 포트폴리오 심사를 통해 15명의 선정 작가를 가려내고, 이들의 출품작을 18일 전시장에서 최종 심사를 거쳐 순위를 정했다.

그 결과 대상은 이혜지 작가에게 돌아갔으며, 우수작가상엔 강혜령과 티안(안태영) 작가가 뽑혔다. 12명의 선정작가상 수상자는 고은지, 고종규, 김가현, 나광호, 박한지, 이대엽, 이미순, 전혜진, 최수연, 최춘홍, 황준용, 황희정이다.

대상 수상자인 이혜지 공예작가는 제주대학교 산업대학원 산업디자인학과에서 공예디자인을 전공했다. 이 작가는 지난해 도예전 '기록:器錄', 한라일보 갤러리ED 초대전 등 제주를 배경으로 한 일상의 경험들을 도자기(器) 위에 기록(錄)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제51회 제주도 공예품대전 대상, 제51회 대한민국공예품대전 장려, 제48회 제주도 공예품대전 은상 등의 수상 경력이 있다.

제주도미술대전 첫 도전에 대상의 영광을 차지한 이 작가는 18일 제주문예회관 제2전시실에서 열린 대상수상자 기자간담회에서 "5년 채 안된 신진 작가인데 큰 상을 받게돼 영광스럽다"며 "앞으로 잘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기자간담 후 제1전시실에서 시상식이 진행됐다.

대상작 'sensory memory(감각 기억)'는 제주에서 나고 바다를 보며 자란 이 작가의 일상을 녹여낸 작품이다. 파도의 형상을 닮은 1000여개의 작은 육면체 도자기 조각 안에는 도자 작업을 통해 내면에 쌓여 있던 작가의 경험과 기억들이 담겨있다. 내면의 수십, 수백의 상자들을 꺼내 실체를 구현하고, 이를 정렬하는 과정을 담고자 한 것이 'sensory memory'의 시작점이다.

제48회 제주도미술대전 대상 수상자 이혜지씨.



이를 두고 이 작가는 "대중이 이게 뭘까하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그런 점이 제가 신진 작가로서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받을 수 있는 포인트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작가가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표현했는지 보시면서 많이 궁금해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오는 10월 개인전을 예정하고 있는 이 작가는 "앞으로 대중과 공감할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저의 숙제"라며 "그 숙제를 해결하면서 작업을 조금 더 구체화시키며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손일삼 미술대전 2차 심사위원장은 심사평에서 "이번 미술대전은 전반적으로 소재나 기법 등이 다양하게 시도된 작품들이 많았고 각 분야에 걸쳐 개성 있는 작품 경향에서 변화되어가는 제주도 미술의 비전과 흐름을 볼 수 있었다"면서 "특히 대상에 선정된 작품은 특정분야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실험적이고 개성이 뚜렷했으며, 조형성과 현대미술의 흐름에 맞는 우수한 작품으로 심사위원들의 일치된 의견이 반영된 작품"이라고 밝혔다.

박성진 1차 심사위원장은 출품작과 입체작이 전년도에 비해 부족해 아쉬웠음을 짚으면서 "그러나 우리도 지역의 한계를 뛰어넘어서 육지부 작가들과 교류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평했다. 다만 "대체적으로 도외 작가와 도내 작가의 비율을 따져본다면, 도내 젊은 작가들의 작품의 활동을 좀 더 격려하고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제주도 젊은 작가들에게 작품 활동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방안을 미술협회에서 고민해봐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한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미술대전 대상자에겐 상금 1000만원(작품 매입비 포함)이 주어지며 다음해 개인전 개최가 지원된다. 우수작가상 수상자에겐 상금 300만원, 선정작가상 수상자에겐 상금 100만원이 각각 전달됐다.

제주미협은 올해 수상자부터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제주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유창훈 지회장은 "대상작을 보면서 현재와 미래가 공존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가운데 앞으로도 계속 좋은 작품이 나올 것이란 기대가 크다"면서 "좋은 작가들이 도외, 국외로 알려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를 지나오면서 "대전을 준비한 작가들의 1년간의 열정과 노력의 결실을 맺는 것이 시상식인데 그 분들에게 올해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꽃다발을 안겨줄 수 있어 기쁘다"는 말도 전했다.

한편 올해 미술대전과 서예문인화대전 수상작 전시는 오는 23일까지 문예회관 제1, 2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제주도미술대전과 서예문인화대전은 제주도 조형 예술의 경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공모전이다. 2016년부터 제주미협 주최주관으로 이관됐으며, 2018년부터 제주도미술대전과 서예문인화대전으로 분리 개최되고 있다.

제48회 제주특별자치도미술대전 우수작가상 강혜령의 '숲-숨비소리 Ⅰ', Oil on canvas.

제48회 제주특별자치도미술대전 우수작가상 티안(안태영)의 '내 기억 속, 제주의 하루', 디지털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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