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순자의 현장시선] 양성평등 문화확산을 위해 만난 사람들

[변순자의 현장시선] 양성평등 문화확산을 위해 만난 사람들
  • 입력 : 2022. 07.01(금) 00:00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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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 단체에서는 정부 시책에 발맞춰 제주도 후원으로 성평등 사업을 시작했다. 도민들의 양성평등 인식 제고와 문화확산을 위해 제주도 전역에서 강의와 캠페인, 개인을 만나 양성평등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을 하고 있다. 6월 1일까지는 선거로 막혀 아무것도 못 하다가 6월 2일부터 시작했는데, 세대 간 의견이 너무 갈려 놀랍고 흥미로웠다.

4050세대들은 양성평등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으며, '해야 한다'라며, '수고한다'라고 격려까지 해 줬다. 6070세대들은 성별로 차이를 보였다. 6070세대 중 남성들은 "그런 말은 들었지만, 지금까지도 잘 살아왔는데, 무슨 시끄럽게 꼭 그렇게 해야 하느냐?" 여성들은 "우리 세대 여성은 아무 말 못 하고 그저 순종하며 힘들게 살아왔으니 후세대들은 그렇게 하지 않도록 평등한 세상이 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6070세대 여성들은 요즘도 밖에서는 이런 주장을 말하지만, 가정에 돌아가서는 아직도 집안일은 당연히 여성만 해야 하고 어디 나다니는 것도 맘대로 못한다는 이야기까지 하며, 지난날 여성이기 때문에 교육도 못 받고 집안일, 밭일, 경제 도우미를 모두 짊어져야 했던 아픔이 가슴에 한으로 남았다고 토로했다.

2030세대의 남성들은 집안일, 육아를 당연히 함께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들은 퇴근하면 아이 목욕부터 저녁 준비, 그리고 설거지까지 한다. 아들 어머니는 "며느리가 조금 도와주면 좋을 텐데…,하지만 생각을 말할 수는 없었다"며 "집안일 날짜와 시간이 짜여 있고 당번인 아들은 열심히 하는데, 집에서 조금도 일 안 하던 아들이 장가가서 바뀐 모습이 너무 불쌍하게 보여 속상했다"고 얘기했다. 모두 자기 처지에서만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전에는 결혼을 앞두고 여성들은 신부수업을 받았었다. 요즘은 신랑수업을 받는다고 한다. 시대의 변화를 실감한다.

지금을 살아가는 젊은 세대는 성별로 인해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교육이 끝나고 사회에 나와 여성은 승진과 임금 격차로 인해 좌절하는 예도 많다고 한다. 성평등이란 단어를 듣기만 해도 남성들은 자신들의 몫을 빼앗기고 불이익을 받게 된다고 분노하고, 여성들은 성별 임금 격차와 승진 불이익 등 여성이 살기에 불평등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모니터링을 다녀보니 젊은 남성들은 여성 힘이 요즘 더 강하다며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었다. 교육과 홍보로 유치원부터 양성평등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성평등,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한쪽의 이익만을 내세우며 목소리를 높이기보다는 모두에게 이로운 것이라면 차별은 없애고 차이는 줄이고 서로를 이해하고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변순자 (사)소비자교육중앙회 제주도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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