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언의 건강&생활] 건강염려증 벗어나기

[강지언의 건강&생활] 건강염려증 벗어나기
  • 입력 : 2022. 07.27(수) 00:00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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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은 일본 다음으로 길고, 질병 사망률도 OECD 평균보다 훨씬 낮다. 그렇지만 정작 자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셋 중 한 명꼴이고, 최근 조사에 의하면 코로나19 이후 감염병 우려가 커지면서 건강염려증 환자 수도 50%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건강염려증은 자신이 심각한 질병에 걸렸다고 믿거나, 병에 걸릴 수 있다는 공포에 사로잡혀 자신의 건강을 비정상적으로 염려하고 집착하는 질병이다. 보통 정상적인 신체 증상도 병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기침이나 소화불량 같은 사소한 증상을 암과 같은 심각한 병으로 여겨 자주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지만, 검사 결과 이상이 없어도 믿지 않는다.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면서 재검사를 요구하기도 하고, 검사 상 아무런 이상이 없다 하더라도 신체 이상에 대한 염려와 집착을 포기하지 못한다. 보통 방송이나 인터넷매체 등을 통해 의학 정보를 얻는데, 이러한 사람들은 질병과 건강 관련 문제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결국 정상적인 사회적 활동에 지장이 생기게 된다. 그렇지만 건강염려증은 환자가 자신에게 질병이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지 증상을 꾸미는 꾀병은 아니다.

건강염려증이 증가하는 이유로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의 균형이 깨지는 것이 원인으로 작용하는데, 심한 경우에는 뇌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또한 과도한 의학 정보와 무분별한 건강 상식이 난무하고 허위, 과대, 겁주기 건강 광고들이 의학 전문가들을 신뢰하지 못하게 가로막는다. 더불어 도처에 위험이 존재해 실제로 주변에서 사고도 자주 발생하고, 음식도 안심하고 먹기 어렵다. 이렇듯 현대사회에서 건강에 집착하는 것은 당연하다.

건강염려증 환자들은 대부분 스스로 신체적 질환이 있다고 굳게 믿기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거부한다. 그렇기에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을 추천한다. 1년에 한 번 정밀검사를 받고, 3달에 한 번 정도 건강체크를 받는다. 규칙적인 검진과 건강상담은 건강염려증을 예방할 수 있다. 스트레스는 건강염려증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기에 스트레스 관리 역시 중요하다. 최근 많은 직장인들이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고 있으며, 자신의 감정과 다른 감정을 요구받고 있다. 감정의 억압과 부조화는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스트레스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엉망으로 만들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관계를 무너뜨리고 영적인 혼돈 상태로 빠뜨린다. 스트레스 관리가 일상화 돼야겠다. 건강염려증은 특히 몸에 집착하는 습관에서 온다. 세세한 것에 집착하는 습관보다는 크게 생각하는 너른 마음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된다. 건강염려 증상이 심해 기능장애를 초래하거나, 우울이나 불안, 강박 증세가 동반된 경우는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하며 정신 치료를 통해 불안의 원인을 파악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만성 경과에 대응하는 대처 요령을 터득하도록 도움을 받는 것이 좋겠다. <강지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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