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상검증 논란 속 더 빛난 맞손… "역사에 죄 짓지 말라"

검찰 사상검증 논란 속 더 빛난 맞손… "역사에 죄 짓지 말라"
2일 4·3유족회-재향경우회 합동참배 거행
희생자 결정 의문 제기한 검찰에 공동경고
  • 입력 : 2022. 08.02(화) 12:44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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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도재향경우회는 2일 4·3평화공원에서 '화해와 상생 선언 9주년 기념 합동참배'를 거행했다.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검찰이 제주4·3 희생자에 대한 '사상검증'에 나선 것과 관련 "역사에 죄 짓지 말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수십 년 반목을 딛고 화해의 손을 맞잡은 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도재향경우회가 아홉 번째 합동참배를 진행하면서 검찰에 경고한 것이다.

유족회와 경우회는 2일 국립제주호국원과 4·3평화공원에서 '화해와 상생 선언 9주년 기념 합동참배'를 거행했다.

유족회와 경우회는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반목하며 살아오다 지난 2013년 5월 유족회의 제주시·서귀포시지부회 창립 기념행사에 경우회 회원들이 참석하고, 같은해 6월 6일 제58회 현충일 추념식에 4·3 유족들이 충혼묘지에 참석하며 닫혀있던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이어 그해 8월 두 단체는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화해와 상생'을 위한 길을 걷기로 공식 선언, 매년 충혼묘지와 4·3평화공원에서 합동참배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올해부터 충혼묘지의 경우는 지난해 말 개원한 국립제주호국원으로 변경됐다.

이날 참배에는 유족회와 경우회 관계자 외에도 이상률 제주경찰청장, 박성순 해병 제9여단장, 김인호 해군 제7기동전단장 등 군·경 수뇌부도 참석했다.

손을 맞잡은 오임종 유족회장과 고정화 경우회장. 송은범기자

이날 오임종 유족회장은 "이제는 화해와 상생을 넘어 평화라는 큰 그림을 만들 시기"라며 "앞으로도 경우회와 4·3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이 4·3희생자 4명의 희생자 결정에 의문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서는 "다행히 지난 심문기일에서 증언이 제대로된 것 같다. 하지만 철저한 심사를 통해 희생자로 결정된 이들에 대해 딴지를 거는 것 자체가 안타깝다"며 "검찰은 역사에 죄를 짓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고정화 경우회장 역시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매년 합동참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뜬금 없는 소식"이라며 "(경우회와 유족회가) 함께 해결에 나서겠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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