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현재 제주도 치매 환자수는 1만 2000명 이상이고, 65세 이상 노인의 11.26%가 치매 환자로 추정된다. 제주도 치매관리비용은 의료비를 포함해 1년에 2600억 정도로 추산된다.
제주도민은 대부분 주변에서 쉽게 치매 환자를 만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치매 가족의 정서적, 경제적 부담 뿐만 아니라, 사회, 국가적으로도 치매로 인한 경제적인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다.
누구나 "설마 나는, 내 가족은 괜찮겠지"하는 막연한 희망을 갖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우리나라 어느 곳이나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나의 가족, 그리고 내 자신도 그 위험을 피해갈 수 없다.
불행히도 현재 완치 가능한 치매 치료약이 없고, 지금의 치매 약은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제한적인 역할을 한다.
치매 원인의 50-60%는 알츠하이머 병이다.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병리에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인 '아두카누맙'이 2021년 6월 세상에 첫선을 보였지만, 1년 2개월의 지난 성적표는 실망스럽다.
후속 연구에서 그 약물의 충분한 임상 효과는 증명되지 못했고, 약물과 연관된 부작용도 많았다. 이런 이유로 2022년 4월 유럽에는 신약의 판매허가 신청은 철회됐고, 국내에서도 품목 허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약물치료 암흑기의 반대급부로 비약물치료가 최근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치매 환자 보호자가 올바른 대응전략을 가지고 치매환자 돌보는 것도 약물 치료 만큼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연구에서 밝혀졌고, 운동치료, 현실인식훈련, 인지훈련치료, 회상치료, 인지자극치료, 음악치료 등의 다양한 비약물적 치료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 되고 있다.
또한 최근 20년 우리나라 치매에 대한 국가 사회적 시스템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큰 진전을 이뤘다. '치매 앞에 국가 있다'는 원칙 하에 인구 고령화와 치매인구 증가, 치매 간병으로 인한 가족 해체와 사회적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017년 9월부터 '치매국가책임제'가 실시되고 있다. 전국 256개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치매환자와 가족 대상 맞춤형 상담, 검진, 관리 및 프로그램 운영, 서비스 연결 등을 포함한 통합적인 서비스가 지원됐고 치매 의료비 및 요양비는 대폭 완화했다. 치매국가책임제가 치매환자와 가족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83%로 국민들에게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치매극복의 날'은 1995년 세계보건기구와 국제알츠하이머협회가 함께 가족과 사회의 치매환자 돌봄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지정한 날이다. 제주도 광역치매센터는 이번 '치매 극복의 날'을 맞이해 9월 22일 오후 1시부터 제주대학교병원 2층 대강당에서 기념식과 치매 특강을 개최하고 다양한 치매 프로그램 체험 부스도 운영할 예정이다. 제주도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박준혁 제주특별자치도 광역치매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