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우리나라는 광장정치를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정치에 관한 국민의 관심과 의식 수준은 세계 그 어느 나라와도 견주지 못할 만큼 뛰어나다.
그런데 이처럼 훌륭한 국민을 두고 지금 국회에 들어가서 정치를 하는 저들의 작태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여당이라 스스로 자부하는 이들은 오히려 긁어서 부스럼을 만들고 있고, 거대 야당이라 부르짖는 그들은 또 어떤가? 유구한 역사 속에서 우리는 당쟁(黨爭)이 가져온 병폐를 익히 알고 있다.
되돌아 가 보자.
지난 3월 9일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치열하게 치른 현 정부는 역대 최저치(0.73%)의 차이로 들어선 정부다.
잘하겠다고, 잘해보겠다며 목이 쉬도록 외치던 포부와 소신은 어디에 뒀을까?
한비자의 유로편에 천장지제궤자의혈(千長之堤潰自蟻穴)이라는 말이 있고, 우리나라 옛말에도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다.
나라의 수장이 돼서 언행이 가벼우면 안 된다. 한 가정에서도 아버지의 언행은 자식의 본이며 가풍(家風)인데, 하물며 한 나라 대통령의 언행이야 말할 것도 없지 않은가!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이었다. 정면 돌파가 답이었다. 그랬더라면 천성이 어진 우리나라 국민들은 '처음이니까.' '이미 벌어진 일을 어쩌겠는가.' 또 더러는 심하게 질책도 했을 것이다. 정부는 그 모든 걸 겸허히 받아들이면 됐다. 애초에 요령과 수단을 피울 생각을 말았어야 했다. 이런 저질 장사꾼 같은 머리를 굴린 사람이 가까이 있다면 대통령은 그자부터 내쳐야 한다.
잘못 끼워진 단추는 풀고 다시 채우면 된다. 진흙 바닥에 넘어졌으면 그 바닥을 짚고 일어서야 한다. 손에 묻은 진흙은 비누질해서 씻어내면 그뿐 이다. 뭐가 두려운가? 0.73% 지지자들이 뒤에 버티고 있는데 말이다.
또한 야당에서도 그만 멈춰야 한다. 당쟁(黨爭)을 일삼고, 누워서 침 뱉는 정치 하라고 국민이 밤잠 설치면서 던져 준 표가 아니다. 세계 곳곳에 심상치 않은 경제 먹구름이 포착되고 있는 시점이다.
세계 각국은 지금, 인플레이션(Inflation)을 넘어선 스테이그플레이션(Stag Flation)이라는 초미(焦眉)의 경기침체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미국 자동차업체 테슬라도 직원 감원과 신규 채용 전면 중단을 예고했다. 이처럼 각국의 기업들은 긴축 경영에 돌입하고 있다.
경기침체는 곧바로 서민경제와 직결된다. 정쟁(政爭)과 당쟁(黨爭)만을 일삼는 정부와 국회는 당장 민생경제(民生經濟)에 사활(死活)을 걸고, 하루속히 그에 맞는 촘촘한 플랜과 묘책(廟策) 강구만이 그들이 원하는 다음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장수명 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