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동네 작은 책방이 마을의 이야기를 기록해 펼쳐놓는다. 지난 수개월간 도내 작가들, 마을의 젊은 창작가들과 함께 마을의 사람, 공간, 서사를 구술채록, 사진, 일러스트, 영상 등 다양한 방법으로 담아낸 과정과 결과물을 만날 수 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의 문화거점기반 지역문화활성화사업 '고치:가치프로젝트' 중 하나인 '세대를 잇는 이야기유랑단展'이 이달 28일부터 11월 6일까지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의 작은 책방인 소심한책방과 책약방에서 열린다.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소심한책방과 책약방은 "종달리 마을을 둘러싼 기억을 소환해 공간을 다시 살아 숨쉬게 하고, 그들의 정신을 오늘의 젊은 세대들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마을 곳곳에 숨어 있는 책방들과 골목, 올레, 팽나무, 쉼팡, 갯벌, 포구, 염전, 갈대밭 등 종달리가 가지고 있는 소중한 유산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킴으로써 '보고 즐기는' 종달리를 넘어 '마음으로 다가서는' 종달리로 거듭나기 위해 '사람-공간-세대'를 잇는 공감·소통 프로젝트를 만든 것이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이번 프로젝트에서 강은미, 문봉순, 홍죽희 작가가 마을 어르신들의 삶의 이야기를 구술채록으로 풀어냈고, 그 과정을 마을의 박근주 사진가가 카메라에, 정선녀 작가가 영상으로 기록했다. 조현민 작가는 한 편의 이야기로 일러스트 작품을 그려냈고, 손정환 디자이너는 어르신들의 유년기에 가졌을 꿈을 모티프로 스타일링하는 역할을 맡았다.
박근주 작가는 "감물염색의 일복과 기성복만 입어오던 어르신들이 잡지 속 멋진 모델로 변신해 유년기와 청년기로 돌아간 모습을 담아 진행한 '종달스타일' 프로젝트가 가장 인상에 남았다"고 했다. 이들은 이번 전시에서 해녀, 마을 어르신들 촬영 사진, 마을의 의미있는 공간과 장소를 테마로 150여점을 내건다.
오프닝 행사는 이달 28일 오후 7시 소심한책방에서 열린다.
출처 박근주 작가(누룸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