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자의 하루를 시작하며] 시작은 미미할지라도

[허경자의 하루를 시작하며] 시작은 미미할지라도
  • 입력 : 2022. 11.16(수) 00:00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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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국제농기계전동화·자율주행엑스포'가 열렸다. 감귤농업의 원초지 서귀포에 위치한 제주도농업기술원이 그 무대이다.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농업인 고령화와 농촌의 인구감소가 농업기계 전동화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이를 실현하는 저탄소 농업생태계의 구현이야말로 위기의 농촌을 살리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최선책이라는 의견들이 그 시작점이 됐다.

제주에서 열린 '제1회국제농기계전동화·자율주행엑스포'는 본의 아니게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그러나 국제엑스포가 주는 무게만큼 전시의 규모가 크거나 내용이 다양하지는 못했다. '대동'이라는 한국농기계 대표기업의 메인 전시와 농업벤처기업 '네오'의 전동식 무선조정 농약살포기, 그리고 '코코팜' 연구기업의 AI활용 자동수확선별기 등의 시연을 제외한다면 볼거리는 미약했다. 어찌 보면 한국농업이 처한 현실을 보여주는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세계적 브랜드 테슬러전기차를 구입해도 정부보조금을 주면서 농사용 전기운반차에는 지원정책이 없으니 이를 개발할 중소기업이 나올 수 있겠는가. 그런 현실임에도 제주가 나선 것이다. 그것도 예산이 없는 민간에서 전국의 농업인들과 농기계전동화포럼을 만들고 관련 기관과 기업과 교류하며 수년째 공감대를 넓혀 엑스포까지 용기를 낸 것이다.

실질적으로 들여다보면 이번 '농기계전동화·자율주행엑스포'는 성과가 적지 않다. 크로아티아와 르완다, 탄자니아, 필리핀, 그리고 베트남과 미얀마, 덴마크 등 9개국 이상이 참가해 국내 전문가와 함께 한·중 농기계전동화자율주행포럼, 한·아프리카 농업비즈니스포럼, 한·아세안 농기계전동화정책포럼, 벤처농업기계보급 활성화포럼 등 다양한 섹션의 컨퍼런스를 알차게 만들어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국회에서 농기계전동화포럼을 지원하는 등 지속적으로 농촌에 관심을 뒀던 서귀포지역 위성곤 국회의원과 민간의 용기있는 도전을 환영하며 기꺼이 명예대회장을 맡아준 오영훈도지사, 그리고 지역구, 상임위와 상관없이 준비회의부터 개막까지 줄곧 참여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은 강연호 농수축경제위원장을 비롯한 다수 도의원들의 응원은 제주는 물론 한국농업을 걱정하는 농촌가족들이 다시금 희망을 갖는 계기를 만들어냈다.

10년전 제주는 세계 최초로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를 개최하면서 시대의 변화를 예고했었다. 때문에 세계적 트렌드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전기차의 메카로서 에너지 대전환의 시대를 열어가는 시대적 소명에 선두주자가 됐다. 올해 개최된 '제1회 국제농기계전동화·자율주행엑스포'도 제주가 최초로 첫걸음을 내딛었다. 열악한 환경에 시작은 미미하지만 소멸의 위기에 있는 농촌이 희망찬 농기계전동화 및 자율주행의 시대를 맞이하는데 작은 밀알이 돼줄 것으로 믿는다. 어려운 전시환경임에도 3일간의 소중한 여정에 흔쾌히 동행해준 엑스포 참가기업 및 관련 학회의 모든 분들께 무한한 고마움과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허경자 (사)제주국제녹색섬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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