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산 작 '본향(本鄕)'
[한라일보] 제주의 김산 작가가 '본향'을 주제로 서울에서 5년 만에 개인전을 열고 있다.
그의 대표 시리즈로 평가받는 '본향(本鄕)'은 작가를 포함한 제주, 제주인의 모든 정체성 그리고 정신 세계를 갖고 있는 곳을 상징한다. 실제 존재하는 공간인 것 같지만 현장에서의 드로잉을 거쳐 재조합한 '만들어진' 풍경으로 제주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극대화 한다.
특히 제주 신화의 영물인 백록을 비롯해 말, 꿩, 노루 등 원시자연을 유지하고 있는 동물과의 자연스런 조화를 강조해 냄으로써 현실 속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공간으로 재탄생된다.
작가는 "마음으로 그려진 자연의 모습을 실제처럼 표현함으로써 아름다움이 곧 그것을 파괴하는 것들에 대한 대항적 관점이며, 무분별한 개발로 사라져가는 자연을 지키고자 하는 깊은 마음의 심연으로부터 나오는 외침"이라고 말한다.
권주희 독립기획자(스튜디오126 대표)도 "김산의 작품은 제주라는 지역, 그리고 그곳에서 형성된 문화가 명확한 지표로 역할하며 작가의 상상력, 기억력과 같은 탈감각적인 능력이 통합되어 가상의 공간을 형성한다"면서 "이것은 인간이 본향에서 삶의 양식과 태도를 찾아가는 여정이며 관념적 서사와 환상의 조화가 이뤄낸 문화적 풍경"이라고 평한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고 "풍경 속의 사회적 흔적을 그려내는" 작가의 작품 20여점을 만날 수 있는 초대전 '본향(本鄕):마음이 머무는 자리'는 서울 종로구 갤러리 소공헌에서 내년 1월 7일까지 열린다.
한편 김산 작가는 제주 4.3 사건과 같은 역사의 흔적들 외에도 난개발이 가속화 되는 제주의 현실을 담은 사회적 메시지를 작품 속에 함축시키며 제주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공감대를 예술로 기록 중이다.
단색화의 스타일을 혼융하며 무채색으로 제주 자연과 그 속의 역사적 사실을 담아낸다. 색채를 최소하하면서 어두운 제주 자연과 그 안에 담겨있는 역사적 사실을 기억의 내러티브(narrative)로 작동시켜낸다.
2018년 제 25회 제주우수청년작가상(제주문화예술진흥원)을 시작으로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이 선정한 ‘젊은모색 2021’에 선정되며 촉망받는 신진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