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주의 문화광장] 미술 정책 혁신의 원년이 되길 바라며

[김연주의 문화광장] 미술 정책 혁신의 원년이 되길 바라며
  • 입력 : 2023. 01.10(화) 00:0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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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작년 가을, 제주도뿐만 아니라 국내 미술계가 무척이나 바빴다. 이전에도 다른 계절보다 가을에 전시가 더 많기는 했지만, 작년 4월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그때까지 미뤄왔던 전시가 여름부터 시작되어 가을에 모두 열린 듯했다. 또한, 어느 때보다 미술관과 화랑에 관람객이 넘쳐났다. 줄을 서서 전시를 보는 일도 이젠 낯선 풍경이 아니게 되었고, 예매해야 볼 수 있는 전시가 전시 마지막 날까지 매진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있었다. 원하는 전시를 보러 다른 지역까지 찾아가는 사람도 늘었다.

이러한 현상은 전염병의 대유행을 겪으며 VR 전시 등으로 집에서 전시를 관람할 수 있게 됐지만, VR 전시가 현장에서의 작품 감상 경험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다는 방증이다. 다시 말해 역설적으로 VR 전시의 의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을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작품을 직접 봐야겠다는 생각을 갖도록 만들었으며, 직접 작품을 보는 즐거움을 다시 깨닫게 했다는 데 있다.

격동 속에서도 특히 주목할 만한 전시나 현상도 있었다. 서울에서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가 개최되면서 미술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으며, 전국 주요 아트페어에서 MZ세대가 새로운 컬렉터로 급부상했다. '프리즈 서울' 이후 이러한 아트페어의 가능성과 문제점이 동시에 이야기되고 있고, MZ세대가 미술계에 영향력을 끼치면서 혼란을 겪고 있지만 이에 따라 미술계가 크게 바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제주도 미술계는 어떠했는가.

제주도에서도 아트페어인 '아트제주 2022'가 성황리에 끝났고, 5년 만에 제3회 제주비엔날레가 개최됐다. 작은 민간 전시 공간의 활동도 활발했으며, 여름부터 전시장마다 전시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 제주도에서는 줄을 서서 전시를 관람하는 풍경도, 전시 예약이 마감되는 경우도 찾아보기 어렵다. 관광지에 있는 미술관의 관람객 수만 크게 늘었다. 제주비엔날레가 도내, 도외 모두에서 호평받고 있으나 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산적해 있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렇다면 2023년 제주도 미술계는 무엇을 해야 할까.

미술인 직접 지원정책이나 작은 민간 전시 공간을 위한 맞춤형 지원정책 수립은 오랜 요구였다. 그러나 아직 논의조차 시작하지 않고 있기에 다시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올해는 꼭 실현되길 바란다. 제주도 작가, 전시, 전시 공간 등이 서울에서도 홍보될 수 있도록 서울의 다양한 홍보 기관과 협력 관계가 생겨야 한다. 이를 위해 이러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관을 정하는 일부터 필요하다. 기후 위기 시대에 미술계에서 해야 할 일을 고민하고, 장애인이 함께하는 미술계를 만들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하며, 이에 필요한 정책도 마련해야 한다. 이 외에도 여러 지원과 정책이 필요하기에 올해에는 제주도정이 현장에서 미술인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 <김연주 문화공간 양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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