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순력'… 제주문화콘텐츠 작품 꺼내기 시동

다시 만난 '순력'… 제주문화콘텐츠 작품 꺼내기 시동
지난해 초연한 '순력' 다듬어 25일 무대에
도립무용단 묵힌 작품 성장, 브랜드화 주목
  • 입력 : 2023. 02.26(일) 16:46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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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제주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주도립무용단의 기획공연 '순력-바람의 기억' 공연 후 출연진과 관계자가 무대 인사를 하고 있다.

[한라일보] 새 수장을 맞은 제주특별자치도문화예술진흥원이 도립무용단의 제주문화콘텐츠를 반영한 작품 꺼내기에 시동을 걸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12월 초 제주도립무용단이 정기공연으로 선보였던 창작무용극 '순력'이 지난 25일 다시 도민과 만났다.

'순력'은 제주의 보물 '탐라순력도'를 바탕으로 320년 전 그림 속 기록이 현대적인 관점과 해석으로 거듭난 도립무용단만의 컨템포러리 전통무로 재탄생한 작품이다.

초연 후 약 3개월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순력'은 '바람의 기억'이란 부제가 달렸다. 주제와 음악, 무대, 내용 면에서 한층 진화시킨 이번 공연은 궁중정재의 하나인 '선유락'과 '태평무', '구음검무'를 비롯해 제주 무속굿에 쓰이는 '연물북'이 펼쳐지는 등 화려하고 다채로운 볼거리로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특히 '귤림풍악'에선 귤을 담는 여인들의 싱그러운 모습 속에 한양에 진상하기 위해 고단한 노동을 했던 제주 여인들의 애환이 숨겨져 있음을 담아내 인상적이었다.

다만 한 무용계 인사는 "해녀춤의 현대화 시도가 좋았는데 그런 제주색이 드러나는, 제주만의 색깔이 조금 더 담겼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고 했다.

한 도민은 "구성도 볼거리도 좋았지만 중간에 다소 느스한 부분이 조금 걸렸다"면서 "'탐라순력도'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한 작품인데 춤만으로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번 '순력' 리뉴얼 공연을 시작으로 도립무용단의 제주문화콘텐츠를 반영한 작품들이 다시 무대에 오를지 주목된다.

김태관 제주문예진흥원장은 지난해 10월 취임 기자간담에서 그동안 도립무용단이 갖고 있는, 그러나 묵혀있는 제주 소재 콘텐츠를 꺼내 성장시켜 '브랜드화'하고, 지속적인 공연 활동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제주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창작 무용작품으로 지역 브랜드 공연으로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던 김 원장은 "'순력'의 이번 공연이 라스트버전은 아니라고 본다"며 제주문화콘텐츠작품을 차근차근 꺼내기 위해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문예진흥원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 동안 도립무용단이 선보인 제주문화콘텐츠를 반영한 작품은 '자청비-오름에 부는 바람'(2018), 4·3 70주년 기념 특별공연 '지달립서'(2018), '이여도 사나'(2019)와 이를 수정·보완해 무용단 고유 레퍼토리화를 추진한 '이여도사나-생명편'(2020), '녹담'(202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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