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윤택의 현장시선] Boiled Frog(끓는 물 속 개구리)와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문윤택의 현장시선] Boiled Frog(끓는 물 속 개구리)와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 입력 : 2023. 06.23(금) 00:0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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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개구리는 조금씩 올라가는 온도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채 냄비 속에 있다가 그대로 죽는 실험이다. 물이 뜨거워지는 것을 알았다면 얼마든지 냄비 밖으로 튀어나올 수 있었지만,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서서히 물 온도를 올리자 결국 죽고 만 것이다. '끓는 물 속 개구리 증후군(Boiled Frog Syndrome)'이다. 서서히 진행되는 환경 변화에 무의식적으로 익숙해져 외부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채 안주하다 서서히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은유이다.

지금이 그런 형국이다. 일본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겠다는데 한국 정부와 여당, 그리고 일부 언론들은 일본 측(도쿄전력)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인류 보고인 해양에 방류를 인정함으로써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스스로 냄비를 데워서 국민들을 어리석고 가련한 개구리 신세로 만들어 버리는 상황이다.

게다가 정치권에서는 같은 냄비 속에 갇혀 개구리들끼리 한가롭게 남 탓하는 말싸움이나 하고 있다. 이번 오염수 문제가 바다와 인체에 축적된 결과가 현상적으로 드러날 즈음이면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될 수도 있는데 말이다.

방류는 일본이 하고, 그 일을 옹호하고 방어하는 것은 우리 정부여당이다.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132만t의 방사성 오염수가 우리 생명과도 같은 바다에 풀리기 시작할 것이다. 원전 오염수 70%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는데도 안전하다고만 하고 있다. 특히 '삼중수소'는 물 입자와 비슷하게 생겨서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걸러지지도 않는다는데, 일본 측과 우리 정부여당만 "충분히 희석하면 괜찮다"고 하는 것이다.

이 논리가 우리를 서서히 죽음으로 몰고 가는 것이다. 바다로 뿌려지는 총량은 똑같다. 삼중수소가 "체내에 오래 머물러 집중적인 내부 피폭을 일으킬 것"이라 원자력 전문 교수들의 경고와 일본의 한 후쿠시마 원전 설계자의 "삼중수소는 몸에 흡수되므로 더 위험하다"고 주장하는데도 말이다.

삼중수소에 피폭된 실험쥐의 경우 정자·난자·생식기에 손상을 입었고, 유전자 고리가 단절됐으며, 유전인자 변이도 나타났다고 한다. 결국 여러 세대에 축적돼 유전자 변형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방사능 오염수로 인해 모든 생명이 Boiled Frog(서서히 익어서 죽는 개구리)가 되는 것이다.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다. 지금 방류를 막아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국제사회와 공조를 강화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저지를 위한 국제법적 대응을 해야 한다. 민관 할 것 없이 서로 단단히 연대해 해양 방류를 막아내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1597년 명량대첩 당시 12척의 배로 수백 척의 일본 해군을 물리쳤던 이순신 장군의 사즉생(死則生) 생즉사(生則死)라는 각오로, 국민 모두가 "우리가 이순신이다"를 다짐하자. <문윤택 제주다담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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