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현성 이설 600주년/ 과거와 미래를 잇다] (8)제29회 성읍민속마을 전통민속 재현축제

[정의현성 이설 600주년/ 과거와 미래를 잇다] (8)제29회 성읍민속마을 전통민속 재현축제
정의조점·정의양로·정의강사 300여년전 '탐라순력도' 재현
  • 입력 : 2023. 09.26(화)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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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5일… "삼읍 후손들 위한 보은·화합의 한마당"
성읍마을 중심 옛 정의현 성산 시흥~법환동 대상 확장
역사 재해석 목사행차·경로잔치·경연대회 볼거리 풍성

축제는 말 그대로 축(祝)이 동반된 큰 제사(祭)를 의미한다. 음악적 행위나 조직화된 일련의 이벤트가 동반된다. 보통 한 장소나 일정한 기간에 일어나며 사회적 활동, 음식, 의식들과 결부한다. 올해로 정의현성 이설 600주년을 기념해 성읍민속마을이 '600년의 역사 일천년의 미래'를 주제로 제29회 성읍민속마을 전통민속 재현축제를 연다. 특히 올해는 마을에서 벗어나 조선시대 정의현에 속했던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를 시작으로 법환동에 이르기까지 축제의 범위를 확장한다. 당시 정의현의 중심지인 성읍민속마을은 제주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보전하며 이번 축제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함께 아우르는 새로운 1000년을 기약한다.

정의현성 이설 600주년을 맞아 11월 3~5일 성읍민속마을 일원에서 열리는 '제29회 성읍민속마을 전통민속 재현축제'는 탐라순력도에 기록된 정의현과 연관한 정의조점(旌義操點, 사진 왼쪽부터) 정의양로(旌義養老) 정의강사(旌義講射) 재현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사)성읍민속마을보존회가 주최·주관한 제주 성읍마을 정의현감 행차가 지난 9일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민속마을 일원에서 화려하게 펼쳐지며 주민과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행차를 마치고 도착한 객사터에서 펼쳐진 축하 민요공연을 지켜보는 주민과 관광객들. 한라일보 DB



▶600년 역사 되새기고 1000년 미래 내다보다=성읍1리마을회와 성읍민속마을보전회가 오는 11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성읍민속마을 일원에서 '성읍 정의현성 600주년 축제-제29회 성읍민속마을 전통민속 재현축제'를 연다. 현감행차를 확대, 재해석한 목사행차를 비롯해 전통민속공연 및 도축문화를 재현하고 경연대회와 체험행사도 풍성하게 차려낸다.

축제 준비를 위해 그동안 마을 중심의 축제위원회 운영에서 올해는 정의현성 이설 600주년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성읍 정의현성 600주년 축제 추진위원회'(명예회장 이종우 서귀포시장, 대회장 김철홍 성읍1리장)가 새롭게 꾸려졌다. 서귀포시를 비롯해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제주도관광협회, 한국예총제주도연합회, 서귀포시문화원, (사)제주올레 등의 관계자들이 행정 지원은 물론 추진 위원으로 적극 가담하고 있다. 지역구 의원 등 도의원 8명이 자문위원을 맡고 있으며, 표선면·성산읍·남원읍·대정읍·안덕면과 해당 지역의 이장협의회도 운영위원으로서의 활동에 나서고 있다. 그야말로 제주섬 전체가 들썩일 만큼 기존 축제보다 몸집을 불리고 축제 콘텐츠와 프로그램도 풍성해진다는 의미다.

김철홍 대회장은 "정의현성 이설 600주년을 기념해 현성 축조에 애써준 삼읍(제주목·정의현·대정현) 후손들을 위한 보은과 화합의 한마당을 제공하는 축제를 계획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정의현성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하고, 나아가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과 결합한 전통문화 관광자원으로 생산성 있는 문화관광축제로 승화, 지속가능한 축제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예전 축성할 때, 떡이나 고기를 나눴던 풍습과 제주에서도 잔칫날 돼지를 잡는 풍습이 있는데, 이번 축제에서 이를 재현해 볼 생각"이라며 "마을 주민들이 축제 3일간 직접 돼지를 잡아서 삶고, 굽고, 전통음식인 고깃국을 끓여 먹는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목사 행차는 마을 입구부터 1.5㎞ 구간에서 이뤄질 예정으로 축제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탐라순력도' 모습 그대로… 풍성해진 축제현장=올해 축제는 '탐라순력도'를 기반해 역사적 현장을 재현하는 데 초첨을 맞춘다. '탐라순력도'는 1702년 제주목사 이형상이 실시한 가을 순력행차와 제주도에서 치른 다양한 행사를 묘사한 기록 화첩이다.

이번 축제에서는 탐라순력도에 기록된 정의현과 연관한 ▷정의조점(旌義操點, 1702년(숙종 28) 11월 초 2일 이형상 목사 일행이 수산을 지나 정의현에 도착하는 행렬을 자세히 그린 그림) ▷정의양로(旌義養老, 1702년 11월 초 3일 정의현성에서 치러진 노인잔치 광경)

정의현성 이설 600주년을 맞아 11월 3~5일 성읍민속마을 일원에서 열리는 '제29회 성읍민속마을 전통민속 재현축제'는 탐라순력도에 기록된 정의현과 연관한 정의조점(旌義操點, 사진 왼쪽부터) 정의양로(旌義養老) 정의강사(旌義講射) 재현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정의강사(旌義講射, 1702년 11월 초 4일 치러진 강의 받기와 활쏘기 시험을 그린 그림) 등을 재현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정의조점'은 제주목사가 정의현을 방문하는 순력 행차를 재현하는 내용으로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제주목사로 정의현을 방문하면, 이종우 서귀포시장이 정의현감의 자격으로 이를 맞이하는 모습으로 연출된다. 마을 주민으로 구성된 취타대의 흥겨운 풍악과 함께 마을 곳곳을 경유, 거리퍼레이드 형식으로 풀어내며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다. 2022년 서귀포시 칠십리축제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데다 올해 탐라문화제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것이 주민들의 포부다.

'정의양로'는 노인잔치와 연계해 열리며 흑돼지 도축문화 재현, 성읍마을 반별 민속공연, 전통음식(떡) 만들기, 전통혼례, 장기자랑 등으로 엮어진다. 특히 흑돼지 도축문화 재현은 축제에서 최대 볼거리인 제주전통 3일 잔치와 맞물려 이뤄지면서 '도감'이 고기 써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다. 성산 시흥에서 법환에 이르기까지 예전 정의현을 이뤘던 마을 사람들도 초대해 잔치판은 예년보다 커진다.

'정의강사'는 경연대회로 치러지며 초등부 공예방 체험 프로그램 운영, 청소년부 '요망진 아이돌' 경연대회, 일반부 '잘해사주 아직은 청춘이여' 경연대회로 나눠 펼쳐진다.

부대 행사로 민속문화를 접할 수 있는 집줄놓기, 감물염색, 전통주 만들기 체험 및 무료 시음관과 공예체험관이 곁들여진다. 고사리육개장, 몸국, 접작뼈국, 빙떡, 오메기떡 등 향토음식을 맛볼 수도 있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축제로 모두를 초대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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