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삼화지구 내에 있는 선사유적 재현장이 관리 부실로 유리시설 내부에 물이 고여 썩고 있어 조속한 문제 해결 및 체계적 관리가 시급하다.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대규모 주택단지가 들어선 제주시 삼화지구 내에 위치한 선사유적 재현장에 대한 관리가 엉망이다. 특히 안내판은 퇴색해 내용을 제대로 알 수 없고, 유리시설을 갖춘 재현장에는 물이 고여 썩은 데다 테두리를 두른 판석은 떨어져나가 관람시 안전상의 문제도 갖고 있어 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12일 제주시 삼양동 소재 홍익보육원 사거리에 위치한 삼화 제3근린공원. 이곳은 1990년대 말, 택지 개발과정에서 문화재 발굴조사를 함께 벌이면서 기존의 고인돌(삼양 지석묘 1호,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2-10호)을 중심으로 옛 제주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유적을 재현한 공원이다. 신석기시대를 비롯해 청동기시대, 탐라 성립기까지의 유구가 다량 출토되면서 이를 공원과 연계해 발굴 현장을 재현해 놓은 곳이다. 특히 주변에는 삼양초등학교와 도련초등학교, 오름중학교 등 학교 3곳과 지척에 있어 교육장으로써의 활용가치가 높은 곳이다.
당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삼화지구에서 발견된 유적을 복원하는 의미에서 단지 내 마주하는 2곳(삼양동, 도련동)에 선사유적을 재현하는 공원을 조성했고, 2012년부터 이를 제주시가 관리하고 있다.
삼화지구 선사유적 재현장은 1990년대 말, 택지 개발과정에서 문화재 발굴조사를 함께 벌이면서 기존의 고인돌을 중심으로 옛 제주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유적을 재현한 곳이다. 이상국기자
오랜 세월로 퇴색해 내용 확인이 어려운 안내표지판.
하지만 현장 확인 결과, 선사유적 재현장의 관리는 엉망인 상태다. 움집자리와 움무덤(토광묘), 발굴체험장, 신석기·청동기시대의 삼화지구 등의 안내표지판이 내용은 제대로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퇴색됐다. 또한 지난해 시 차원에서 정비했다고는 하지만 유리시설을 갖춘 3곳 중 움집자리와 움무덤 2곳에는 커다란 거품이 일정도로 물이 고여 썩어 있다. 나머지 1곳도 유리시설을 둘러 높이 1m 정도의 위치에 놓인 판석이 깨져 방치돼 있다. 손으로 판석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안전상 취약한 실정이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 A씨는 "반려견과 함께 자주 산책을 나오는 곳으로 전체적인 공원관리는 잘 돼 있으나, 선사유적 재현장의 전반적인 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안내판은 낡고 체험장의 기능도 없어 선사유적 재현장 조성 취지가 무색한 것 같다"고 말했다.
도내 한 고고학 전문가는 "이곳은 공원과 문화재 관리라는 두 가지의 문제가 상존한 곳으로 체계적 관리를 위해서는 지자체 관련 부서간의 업무 분장이 필요하다"며 "아울러 선사유적과의 연계가 다소 떨어진 안내판의 내용과 시설에 대한 정비도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12일 현장에서 시설물들의 상태를 재점검하며 일부 떨어져나간 판석 등에 대한 관람시 안전사고 예방 등의 조치를 취했다"며 "시설 내 물 유입문제 해결을 포함해 안내판의 내용 등 전문성을 요구하는 부분에 대해 문화재 관련 부서와 협업해 보다 체계적인 현장 관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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