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농업용수 한달째 '콸콸콸'… 땜질식 보수 답답

[현장] 농업용수 한달째 '콸콸콸'… 땜질식 보수 답답
한경면 고산리 바다로 누수… 7m 높이 폭포수 생겨
농민들 "물 부족 겪는데 아까운 물 그대로 흘러가"
  • 입력 : 2023. 11.28(화) 11:25  수정 : 2023. 11. 29(수) 12:56
  • 백금탁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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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한장동에 위치한 농업용수 관로가 터져 한달째 폭포수를 이룬 채 바다로 유실되고 있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많은 양의 농업용수가 장시간 누수돼 귀중한 수자원이 바다로 그대로 방류되고 있어 문제다. 특히 해당 지역 수리계가 문제의 관로를 보수했다고는 하지만 수일째 누수현상이 이어지면서 농업용수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27일 현장을 확인한 결과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한장동 해녀탈의장 인근 해변에는 7m가량 높이의 폭포수가 쏟아져 내리고 있다. 이는 지층 바로 위에 있는 도로변 배수관에 설비된 농업용수 관로가 터지면서 발생하고 있다. 높은 수압에 많은 양이 누수되다 보니 물소리만으로도 누수 지점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현장에서 만난 지역주민 A씨는 "농업용수가 터진 것은 해녀탈의장 인근을 걷던 중 없었던 폭포를 발견하면서 알게 됐고, 그 시점은 한 달 전으로 당시 지역에 가뭄현상이 심각한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지금도 보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아까운 물이 그대로 바다로 흘러가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한장동에 위치한 농업용수 관로가 터져 소중한 수자원이 바다로 그대로 방류되고 있다.

이처럼 최근 가뭄 사태로 밭작물 재배에 따른 물 부족을 겪는 과정에서 누수가 발생한 데다 차일피일 보수가 미뤄지면서 비판의 목소리는 점점 커져가고 있다.

누수 발생 시점인 지난 10월 한 달간 고산지역의 강수량은 전년도 대비 33% 수준인 2.8㎜에 그쳤다.

이와 관련 해당 리사무소 관계자는 "어제(26일)도 전문업체가 보수를 했는데도 또 다시 누수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업체에 수리를 요청하고 있으며 앞으로 관로의 부품 교체 등을 통해 누수를 잡을 계획"이라고 했다. 누수 방지를 위해 관정을 잠그는 것에 대해서는 비닐하우스에 농업용수를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시 관계자는 "농업용수는 마을 수리계에서 유지 관리는 물론 보수까지 모두 도맡아 하고 있다"며 "농업용수 민원인만큼 행정에서도 해당 지역에 대한 현장조사를 통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제주지역 공공 농업용 관정은 940여 곳으로 연결된 관로 길이만 4000㎞에 이른다. 다만 20년 이상 오래된 관정이 60%대를 차지하며 누후 관로에 대한 연차적 정비계획 수립 및 추진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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