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귀포시 서호동 스타트업베이 글로벌센터에서 '문화도시 서귀포 마이스 정책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진선희기자
[한라일보] 105개 마을의 문화자산을 품은 서귀포시에서 '마을 마이스(MICE)'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귀포시와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가 30일 서호동 스타트업베이 글로벌센터에서 개최한 '문화도시 서귀포 마이스 정책 토론회'다.
이날 '제주마을 노지문화를 활용한 마을 마이스 사업의 방향 모색'을 주제로 발표한 신학승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마이스의 일상화, 지역과 연계한 개별 마이스 관광 상품 증가 등 트렌드를 꼽으며 아직은 생소한 마을 마이스의 사회문화·공동체, 경제 효과에 주목했다. 그에 따르면 마을 마이스는 마을 공간에서 회의, 전시 등을 하고 마을이 보유한 자원과 콘텐츠를 활용한 마이스 프로그램이다.
신 교수는 인구 고령화 등으로 인한 지역경기 침체, 마을 공동시설의 제한적 활용 타개 등을 위해 등장한 마을 마이스가 숙박이나 식사 등을 제공하며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고용 창출, 마을 특산물 판매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유휴 공간을 마이스 시설로 리모델링해 마을에 새로운 활기를 부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신 교수는 "서귀포 105개 마을의 노지문화는 마을별 주민들의 생활양식을 나타내고 이는 마을관광 브랜딩의 핵심 자산"이라며 "노지문화 체험 상품과 마을 마이스를 이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노지문화 활동가를 통해 마이스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고 했다. 신 교수는 가칭 '서귀포 노지문화 마을 마이스 사업'을 제안하면서 "기존 비즈니스 위주 마이스와 달리 서귀포지역 마을별 노지문화를 경험해볼 수 있는 문화 체험 중심의 마을 마이스 사업 기획"과 "문화적 지속 가능성이 보장되는 마이스 브랜딩" 방안을 내놓았다.
발제에 이어 문성종 제주한라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 토론에서 이광준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장은 마을 마이스를 적용할 때 공공 지원, 전문 인력 교육 등이 고민된다면서 제도적 지원 방안으로 "제주도에서 제주특별법 개정 과정에 마을 마이스 관련 특례 조항을 넣는 방안을 검토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강주현 제주대 교수는 도내 일부 지역 마을관광 프로그램들이 사업 기간 종료로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점을 들며 "현재 다양한 마을 지원사업이 있는데 시스템을 통합 구축해서 체계적으로 마을을 지원하고 자립까지 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할 것이다. 또한 관광공사 협업 등을 통한 마을 여행 상품 홍보 마케팅 플랫폼 구축과 노지문화의 디지털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호길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전문위원은 "마을 마이스 사업은 비단 회의 장소만이 아니라 행사 유치, 기획, 지원 시스템이 있어야 활성화된다"면서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양승열 제주도 관광정책과장은 "마을 단위 전문 인력, 시설을 갖추는 게 어려운 상황에서 마을 마이스는 시기상조인 것 같다"며 기존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회의 시설과 인근 마을 체험 프로그램을 연계해서 운영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양 과장은 다만 "컨벤션뷰로의 '유니크 베뉴'(이색 회의 공간)를 지금까지 기업체 위주로 운영해 왔다면 앞으로는 마을 단위 마이스로 육성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는 제주대와 함께 '서귀포 문화도시 마이스'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 10월 마을 마이스 사업에 신청한 4개 마을 현장 실사를 거쳐 안덕면 덕수리를 시범 마을로 선정했고 내년부터 운영을 위한 준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