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에 임용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같은 사무실 직원들과 엘리베이터를 탄 적이 있었다. 그 엘리베이터 안에는 나이 드신 어르신 한 분이 문 앞에 계셨음에도 내릴 때가 되자 아무 생각 없이 그분을 앞질러 먼저 내린 적이 있었다. 나중에 같이 탔던 직원 중 한 선배에게 '나이 드신 분이 계실 때는 그분이 나가실 때까지 기다리는 게 배려의 기본'이라는 조언을 받았다.
그 후로는 엘리베이터를 탈 때는 물론이고 앞서가는 어르신이 보일 때면 그때 생각에 좀 더 조심하곤 한다. 사무실 복도를 걷거나 이동할 때 방문하려는 부서를 찾지 못해 안내판에서 고민하는 분들, 거동이 불편하여 이동이 지체되는 분들을 보게 돼도 내가 바쁘니까. 아니면 내 업무랑 관련이 없으니까. 하며 그냥 지나친 경험을 가진 이들도 많을 것이다. 그럴 때 그분들에게 말을 걸고 안내해 드리거나, 대신 버튼을 눌러줬다면, 사소한 친절이지만 그분들껜 적잖은 도움이 되었지 않았을까 싶다.
‘흘러가는 물 퍼붓기’라는 속담이 있다. 주는 사람은 그리 힘들이지 않고 친절을 베풀지만, 받는 사람에게는 매우 소중하는 뜻을 가진 우리 속담이다. 소소한 친절은 무심코 베풀 수 있지만 그 소소함이 받는 분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한 번 더 실천해 보려 한다. <김정헌 서귀포시 생활환경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