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윤정의 한라시론] 장애인의 고령화와 지역사회복지의 방향

[오윤정의 한라시론] 장애인의 고령화와 지역사회복지의 방향
  • 입력 : 2023. 12.07(목) 00:00  수정 : 2023. 12. 07(목) 16:00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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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사회복지 영역에서 '지역사회'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역사회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차원에서 기획된 사회복지정책이 집행되는 현장이자 복지서비스를 이용하는 지역주민이 존재하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즉 지역사회는 사회복지정책과 정책대상자가 대면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지역사회복지는 아동, 청소년, 여성, 장애인, 노인 등 다양한 사회복지 대상자를 다루고 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필자의 관심 대상은 장애인이다.

우리나라는 저출산 고령화를 인구정책의 화두로 삼고, 약 2000년대 초부터 다양한 정책 개발 등으로 대응했던걸로 기억한다. 반면 장애인의 고령화에 대한 관심과 정책적 대응은 어떤가?

2022년 기준 전국 비장애인 고령화율은 18.0%인 반면, 장애인 고령화율은 48.9%이며, 장애인의 조기 노화를 고려한 50세 기준으로 살펴보면, 2009년 66.8%, 2015년 73.3%, 2018년 77.3%, 2022년 기준 80.2%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제주지역의 경우, 2023년 8월 기준 등록장애인(37,113명) 중 65세 이상(18,907명) 비율은 50.9% 나타나고 있고, 기존 선행연구를 적용, 장애인의 조기노화를 고려하여 연령대를 50세 이상(28,996명)으로 산정하면 78.1%로 집계되어, 장애인의 고령화가 매우 높은 수준이다. 50세 이상 장애인 비율이 높은 장애유형은 청각(94.9%), 호흡기(94.8%), 장루·요루(93.9%), 지체(86.5%) 순으로 나타났고, 특히 자폐(0%)와 지적(22.6%)의 경우, 50세 이상 등록 장애인 비율이 매우 낮게 나타나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장애인의 고령화는 장애유형 뿐만 아니라 장애정도(심한/심하지 않은)와 장애발생시기(선천적/후천적)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반면, [제주특별자치도 고령장애인 지원 조례]에서는 고령장애인의 정의를 65세 이상의 장애인으로 명시하고 있어, 장애인의 고령화에 따른 노인성 서비스의 조기 이용 등이 어려운 실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장애인복지가 우수한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 근로장애인 인건비 지원(전국 최초), 중증장애인 교통비 및 상해보험 지원, 24시간 활동지원, 발달장애인복지관 개관, 장애인회관(혼디누림터) 설치 등 타지역에서 부러워할 특수시책들이 많다. 실제로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주관 2022년 전국 시도별 장애인 복지 수준 비교 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인 '우수'를 차지해 3년 연속 '우수' 등급에 올랐다.

지역사회복지의 증진을 위해서는 그동안 주요 대상이 아니었던 새로운 대상에 대한 정책적 민감성이 필요하다. 장애인의 고령화에 대응한 제도개선 및 실효적인 정책들이 필요한 이유다. 향후 고령장애인 정책은 치료적 접근이 아닌 예방적 접근에서 추진될 필요가 있다. 고령화 이전 과정에서부터 장애유형(특성)별 적합한 서비스 제공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고령장애인 당사자뿐만 아니라 고령장애인의 부모를 포함한 비장애 가족 지원까지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복지국가는 행복을 향한 사고의 혁신이 일어날 때 가능할 수 있다. 제주지역도 지역사회복지 증진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상상, 사고의 혁신이 필요한 때다. <오윤정 제주연구원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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