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길, 그 여정으로 초대 [갤러리ED]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길, 그 여정으로 초대 [갤러리ED]
최창훈 작가 소 주제 작품 채워 12년만에 개인전
이달 16일부터 29일까지 한라일보 1층 갤러리ED서
  • 입력 : 2023. 12.13(수) 16:43  수정 : 2023. 12. 29(금) 20:01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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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훈 작 '소2 4356'. 장지위에 유채. '4356'은 단기를 적은 것이다. 작가는 작품명에 '단기'를 표기한다. 큰 의미는 없다고 했다.

[한라일보] 다부진 소의 뒷모습이 오롯이 화폭 가득 들어찼다. 작품은 분명 소를 소재로 하지만, 소의 얼굴은 보일 듯 보이지 않고, 온전한 소의 모습을 찾아보기도 쉽지 않다. 소의 뒷모습, 소를 찾아가는 길 위에서 작가는 무엇을 찾고 싶은 걸까. "소를 찾아가는 일련의 행위들은 정체성에 대한 지속적인 물음이고 자연스러운 면벽"(작가노트 중)이라는 작가의 말에서 그 답을 추측해본다.

젊은 시절에도 소를 그렸고 누군가에겐 '소 작가'로 불리기도 하지만, 중진의 서양화가 최창훈(60) 작가가 본격적으로 소에 집중한 시간은 10년 쯤 됐다.

소를 소재로 깨달음의 과정을 열 가지 그림으로 나타낸 '십우도'처럼 소를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수행의 여정을 작업으로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그렇게 세상을 이해하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답을 찾아가기를 반복하며 그 과정을 작품 하나하나에 새겨넣고 있다.

최창훈 작가

작가가 그 여정에서 잠시 쉼표를 찍고 관객과 만난다. 12년만에 여는 일곱 번째 개인전으로, 이달 16일부터 29일까지 14일간 한라일보 1층 갤러리ED에서 펼쳐진다.

6년 전 애월고 미술강사로 제주와 인연을 맺고 지난해부턴 제주에 머물며 전업작가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그가 제주생활의 일단락을 맺을 겸 마련한 전시기도 하다.

전시장엔 10여점의 작품이 내걸린다. 대부분 소를 주제로 하며, 300호 크기의 대형 작품도 처음 선보인다.

"작가의 작업은 늘 시간과의 싸움이고, 작업의 과정은 자신을 알아가는 수행이다. 이 과정을 통해 하루하루를 묵묵하고 우직하게 살아간다"는 작가. 언젠간 "소 등에 올라타고 피리를 부는 날이 불현듯 다가올지 모를" 여정에서 작가가 제주에서 일군 수련의 결과,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의 이야기를 감상해보길 권한다.

전시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며, 별도의 오프닝 행사는 없다

한편 최창훈 작가는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1992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2011년까지 여섯 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그 사이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고, 지난해에도 제주에서 그룹전에 참여했지만 개인전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건 오랜만이다.

최창훈 작품. 왜 소의 뒷모습일까. 초창기엔 소의 앞모습을 그리기도 했지만 작가는 그냥 "뒷모습이 좋더라"고 했다.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굳이 소의 얼굴과 마주할 이유는 없으니. 그렇게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보다보면 조금 더 진정한 '나'를 바로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최창훈 작 '소 4356-길'. 캔버스에 유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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