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폐어구에 신음하는 돌고래 '종달이' 구조 본격화

[종합] 폐어구에 신음하는 돌고래 '종달이' 구조 본격화
돌고래긴급구조단 부유물 등 제거 성공
꼬리·입 쪽에 여전히 폐어구 걸려 있어
  • 입력 : 2024. 01.29(월) 17:32  수정 : 2024. 01. 30(화) 16:35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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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귀포시 대정읍 해상에서 유영하고 있는 종달이. 처음 발견됐을 때 모습과 달리 현재는 꼬리 쪽에 길다랗게 달려 있던 폐어구 일부와 부유물 대다수가 사라졌다. 그러나 나머지 폐어구는 여전히 입 쪽에 걸려 있는 동시에, 꼬리 쪽을 동동 휘감고 있어 완전히 제거하는 데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큐제주 오승목 감독 제공

[한라일보] 낚싯줄 또는 그물로 추정되는 폐어구에 몸이 감긴 채 신음 속에 살아가는 새끼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구조 작업이 본격화했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와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가칭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은 29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영락리 해상에서 '종달이'라고 이름 붙은 새끼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구조 작업을 시작했다.

바다에서 생활하는 야생 돌고래에 대한 구조 시도는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은 지난 24일 제주도의 구조 승인을 얻어 약 1주일간 종달이 옆에 다가가며 친근감을 높이는 훈련을 해왔다.

구조단은 이날 소형 보트를 타고 종달이에게 접근해 칼을 매단 긴 장대로 폐어구를 절단하는 본격적인 구조에 나섰다. 현재 꼬리 쪽에 달린 폐어구 일부와 이 폐어구에 붙어있던 해조류 등 부유물 대부분을 제거하는데 성공했지만, 나머지 폐어구는 여전히 종달이 몸을 휘감고 있다.

특히 나머지 폐어구가 종달이 입 쪽에 걸려있는 동시에 꼬리 쪽을 동동 휘감고 있어 완전히 제거하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날 구조 장면을 촬영한 다큐제주 오승목 감독은 "꼬리 쪽에 붙은 부유물 등이 제거되면서 종달이 움직임이 이전보다 더 자유로워지고, 유영 속도도 한층 빨라졌다"며 "가장 관건은 꼬리 쪽과 입 쪽에 달려 있는 폐어구를 제거하는 것인데, (폐어구가 걸려 있는) 부위 특성상 제거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종달이의 안타까운 사연은 제주대학교 돌고래연구팀과 다큐제주 오승목 감독에 의해 처음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11월1일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상에서 폐어구에 걸려 헤엄치는 종달이를 처음 발견했다. 이어 지난달 28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 인근 해상에서도 여전히 종달이가 폐어구에 걸려 신음하는 모습이 발견되자 이런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종달이 상태는 갈수록 악화했다. 지난 21일에는 한자리를 계속 빙글빙글 맴돌며 유영하는 등 '정형 행동'까지 보였다. 정형 행동은 동물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목적 없이 반복·지속적으로 하는 이상 행동을 말한다.

종달이를 추적해 온 김병엽 제주대학교 돌고래연구팀 교수는 "야생 생활하는 남방큰돌고래가 정형 행동을 하는 건 처음 본다"며 "매우 위험한 신호로 여겨진다"고 말했었다. 특히 꼬리 쪽을 휘감은 폐어구가 점점 살을 파고 들면서 상처가 깊어지고, 자칫하면 꼬리가 절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당초 3월말로 예정된 구조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고 제주도는 이런 주장에 따라 지난 24일 구조 작업을 승인했다.

한편 지난 2015년 이후 낚싯줄 등에 걸린채 발견된 남방큰돌고래는 모두 5마리로, 이들 돌고래는 모두 살아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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