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우의 한라칼럼] 시니어 관광객을 위한 관광성지로서의 제주도

[이연우의 한라칼럼] 시니어 관광객을 위한 관광성지로서의 제주도
  • 입력 : 2024. 03.26(화) 00:00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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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며칠 전 동료 교수님과의 저녁식사 중 그 교수님의 장모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외국의 특정 국가를 여행하기 위해 e-Visa를 신청해야 하는데 영어사용의 한계로 인해 사위에게 도움을 구하는 전화였다. 이 내용을 들으며 다시 한번 제주도 시니어 관광시장 위치 선점 및 확보를 위해 이 시니어 집단에 주목해야 할 시기라고 사료된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2025년 한국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며, 고령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20.6%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90년대 한국의 대중문화를 선도했던 X세대도 10년 후 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즉, 시니어 투어리즘의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젊어서는 외국 여행을 하는데 체력적 한계가 없었지만 대부분의 시니어 집단들은 건강상의 이유로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스스로 외국 여행을 주저하게 되며 국내 여행지로 눈길을 돌려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항공기로 세계 각국을 누비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며 여행이라는 것은 그래도 항공기에 몸을 싣고 목적지로 향해야 한다는 생각이 남아있는 시니어 집단에게 적합한 여행 장소는 어디일까? 또한, 언어소통의 불편함이 없으며 청정한 자연을 품고 있는 곳, 야자수, 에메랄드빛 바다, 그린 칼라로 이루어진 숲,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모호한 푸른 하늘 등 이 모든 조건에 부합하는 곳이 제주도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도는 이 시니어 관광객 집단을 수용하기에 적합한 관광환경을 미리 조성 준비해야 한다.

팬데믹 이후, 키오스크 및 앱을 통한 항공권 티켓 발급이 고객에게 요구되며 시니어 집단은 시력의 저하로 인해 작은 글씨를 읽는데 불편을 느끼므로 키오스크의 글씨를 크게 확대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며, 또한 기기를 다루는 데 있어 미숙한 시니어를 위해 주변에 항시 직원이 상주해 문제를 즉각적으로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 카페들 또한 키오스크를 통한 주문을 받고 있는데 메뉴를 글씨가 아닌 큰 사진으로 제공해 식별이 용이하도록 하며, 시니어 전용 키오스크를 제공해야 한다. 본인의 기기 사용 미숙함으로 인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뒷사람에게 미안하다는 생각 때문에 이러한 카페 이용을 꺼려하는 심리를 배려하기 위해서이다. 제주도 전역에서 저염식 메뉴를 개발·판매하는 우수한 식당을 도차원에서 선정해 시니어들이 여행하는 데 있어 건강상의 이유로 삼가야 하는 음식 및 조리법을 파악해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노화로 인해 경사진 곳을 걷기에는 무릎, 관절에 무리가 되므로 올레길 코스를 비롯하여 제주도 전역에 시니어가 걷기 좋은 곳을 표기한 산책 지도를 제공해 자연 속에서 힐링을 하고 싶은 니즈에 부합해야 한다. 이제 제주도가 시니어 관광객에게 적합한 장소라는 것을 각인시키기 위한 철저한 준비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이연우 제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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