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겨울 마주한 '사과의 죽음'에서 시작된 여정

어느 겨울 마주한 '사과의 죽음'에서 시작된 여정
사진작가 강건모 개인전 'DEAR APPLE'... 라바르 갤러리 뮤즈서
썩은 사과 통해 자아 인식에 이르는 과정 다뤄... 내달 작가와 토크
  • 입력 : 2024. 07.22(월) 19:05  수정 : 2024. 07. 23(화) 15:23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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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강건모의 개인전이 진행중인 라바르-갤러리 뮤즈 전시장 전경. 라바르-갤러리 뮤즈 제공

[한라일보] 2018년 12월의 겨울, 그해 늦은 첫눈이 내린 날 아침 사과의 죽음을 확인한 작가는 눈 속에 심음으로써 한 과일의 짧은 생을 애도한다. 놀이처럼 시작한 이 행위는 그의 작업의 출발점이 됐다. 삶의 유한성과 나이 듦, 소멸의 이미지에 사로잡혀 그날부터 사과의 '이후' 서사를 기록하고 기억할 결심을 한다. 'DEAR APPLE'이란 전시명을 내걸고 서귀포 라바르-갤러리 뮤즈에서 개인전을 선보이고 있는 강건모 사진작가의 이야기다.

지난 20일부터 시작된 이번 전시는 작가가 1년 동안 썩어가는 사과를 사진으로 기록하며 성찰한 내용을 담고 있다. 더불어 1년(정확히는 398일)이라는 시간 동안 함께했던 사과와 헤어지는 여정이기도 하다.

갤러리는 "단순히 과일의 변화를 담은 사진들을 넘어 썩은 사과를 통해 자연 순환의 진리를 깨닫고, 자아 인식에 이르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며 "한 알의 썩은 사과를 통해 삶의 변화와 무상함, 이별과 상실, 그리고 희망과 재생의 이미지를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전시는 오는 8월 11일까지 이어진다. 전시 기간 중 아티스트 토크(8월 3일 오후 5시)도 예정돼 있다.

강건모 사진작가 작품. 라바르-갤러리 뮤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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