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역사를 '기억'하고 '증언'하다

그림, 역사를 '기억'하고 '증언'하다
■ 관동대지진 101주기 기념 기획전 '그림 한 점의 소명'
  • 입력 : 2024. 08.06(화) 05:30
  •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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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쇼진재화집 도쿄. 1926. 동농문화재단 강덕상자료센터 소장

지난 1일부터 산지천갤러리… 오는 10월까지 진행
강덕상자료센터 소장 그림·시각예술작품 등 전시


[한라일보] 1923년 9월 1일, 일본 관동지역 남부에서 발생한 '관동 대지진'과 관련한 역사를 예술에 담았다. 1920년대 일본에서 출판된 화집에 수록된 그림 100여 점과 당시 촬영된 사진들까지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주목을 끈다.

1일부터 오는 10월 6일까지 산지천갤러리에서 올해 제주문화예술재단 예술창작과 발표공간 지원사업 공모로 선정된 '그림 한 점의 소명'전이 열리고 있다. 이곳에는 재난 당시를 증언하기 위해 그려진 그림들이 내걸렸다. 그림들은 동농문화재단 강덕상자료센터 소장 작품이며, 정용성, 이지유, 이순려 작가의 작품들도 전시됐다.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 동농문화재단 강덕상자료센터가 공동주최했으며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문화예술재단, 천주교제주교구가 공동 후원했다.

전시는 1부 '증언하는 그림', 2부 '기억하는 그림'으로 나뉜다.

우선 4층에 기획된 1부 '증언하는 그림'에서는 1920년대 일본에서 출판된 화집 수록 그림 총 121점과 당시 촬영된 사진 5점이 전시됐다. 관동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 사진도 포함됐다. 동농문화재단 강덕상자료센터 소장 자료들이다.

이 자료들은 관동대지진에 관한 역사를 세부적으로 '증언'한다. 당시 화가 중 일부는 이 재앙을 말과 글로 다 설명할 수 없어 스케치북을 들고 현장에 뛰어들었다고 기획자는 전한다. 관동대지진 당시 촬영된 사진들은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 연구의 개척자인 故강덕상(1931~2021) 역사학자가 수집한 자료들 중 일부다.

3층에 기획된 2부 '기억하는 그림'에서는 정용성, 이지유, 이순려 작가의 기억하는 그림을 소개한다. 작품들은 주로 검정색을 띤다. 4층의 그림들이 강렬한 색 조합으로 당시 현장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전시를 기획한 박민희 기획자는 '그림 한 점의 소명'은 그림이 역사를 만나는 두 가지 방식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그는 "하나는 역사적 사실을 증언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마주한 역사에 대한 개인의 생각과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두 방식은 그림을 그린 이가 무엇을 보았는지 알려준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따라서 한 점의 그림은 어쩌면, 언제나 그것, '무엇을 보았는지' 전하는 소명을 안고 태어난다"고 덧붙였다. 강다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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