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섬 산책로에 담배꽁초 무단 투기 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진선희기자
[한라일보] 국가유산 주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3구역)인 제주 서귀포시 새섬이 화재 대응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연 17만 명이 찾는 서귀포항 새연교와 연결되면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무인도인데 섬 안에 소화 장비가 따로 없고 사각지대를 관리할 폐쇄회로(CC)TV도 설치되지 않으면서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성탄절인 지난 25일 오후 1시 8분쯤 새섬 산책로 인근 나무에서 화염과 연기를 목격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불로 종려나무 1그루가 탔지만 다행히 큰불로 번지지 않았다. 소방 측은 담배꽁초 취급 부주의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정확한 화재 원인은 현재 조사 중이다.
26일 오전 새섬. 비교적 이른 시간인데도 산책로를 따라 섬을 한 바퀴 돌며 걷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산책로 중간쯤에는 25일 화재로 불에 탄 흔적이 있는 밑동 잘린 종려나무가 바닥에 놓여 있었다. 새섬을 둘러보는 동안 금연 구역을 알리는 안내판이나 담배꽁초 무단 투기 금지 문구를 담은 현수막은 보였지만 화재 발생 시 필요한 장비는 없었다.
새연교에서 바라본 새섬.
서귀포시는 도시공원인 10만 4137㎡ 면적의 새섬 관리를 위해 수시로 순찰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관내 69개 공원을 6팀으로 나눠 관리하고 있어서 새섬에만 인력을 집중 투입하기 어렵다.
이번 화재와 관련 서귀포시는 소방차 진입이 안 되는 새섬 특성을 고려해 빠른 시일 내 3개소에 등짐 펌프를 배치하기로 했다. 추후 CCTV 운영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다. 새연교와 새섬 일원은 서귀포시에서 내년 '문화관광도시 만들기'로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며 역점 시책을 펼치는 장소 중 하나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앞으로 새섬 순찰을 강화할 계획이다. 오늘(26일) 담배꽁초를 버리지 말아 달라는 현수막을 새로 달았고 내일이나 모레쯤에는 등짐 펌프를 설치하려고 한다"며 "다만 CCTV는 예산 확보 문제만이 아니라 설치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지 등을 좀 더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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