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올해도 어김없이 진한 녹색 향기를 머금은 따스한 봄날이 교래자연휴양림에 찾아들었습니다. 앙상한 가지로 버티고 서있던 가시나무도, 돌담 모퉁이에 가만히 앉아있던 산수국도, 꺽다리 나뭇가지에 엉켜 있던 넝쿨도 녹색 눈을 빼꼼히 뜨고 주위를 살피고 있습니다.

　풀뿌리를 베개 삼아 누워 있노라면 나무, 새, 온갖 곤충들의 속삭임이 들립니다.

파란 하늘에 떠도는 뭉게구름 아래에는 나무, 산새, 풀벌레, 벌, 나비, 올챙이, 지렁이가 끼리끼리 한데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 눈보라에 달달 떨면서 지내온 지 벌써 3개월이 지난 오늘

서로 녹색 눈을 동그랗게 뜨며 '오늘이 완연한 봄이야? 아니지? 내일이야?' 서로 맞추기 놀이 하는 양 서로 몸을 비비며 절레절레 손을 흔들고 있습니다.

　작은 연못 초정에 찾아든 세 마리 원앙 가족은 이리저리 헤엄치며 바삐 주위를 살피고, 왜가리는 날개 짓하다 웅크린 몸을 따스한 봄날에 맡겨 명상에 잠깁니다.

봄날에 만난 교래자연휴양림 터줏대감들입니다.

교래자연휴양림은 곶자왈 지대에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휴양림으로서 2.3㎢의 방대한 면적에 곶자왈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생태체험지구, 큰지그리오름을 산행할 수 있는 산림욕지구, 숲속의 초가 숙박시설이 갖춰진 휴양지구, 야영장 등이 자리 잡은 야영지구 등 4개 구역으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국내 명품 숲길 경진대회 2위에 선정된 곶자왈 숲길을 따라 걷노라면 함몰지와 돌출지가 불연속적으로 형성된 곶자왈 특유의 지형 영향으로 난대 및 온대 수종이 공존하는 독특한 식생과 다양한 식물상을 볼 수 있습니다.

휴양지구는 제주의 전통 초가와 현대식 휴양관으로 이루어진 숙박시설로서 남녀노소가 이용 편리한 힐링 및 휴양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야영지구는 국내 우수 공공야영장 20선에 선정된 자연친화적, 가족친화적인 야영시설입니다. 야영장 한편에는 유아숲체험원이 조성되어 있어 어린이들이 숲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산림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동식물의 보고, 별이 흐르는 아름다운 곶자왈 속에 자리 잡은 교래자연휴양림! 제주의 독특한 환경을 지닌 힐링과 휴식의 웰니스 공간이라 자부할 수 있습니다.

곶자왈 숲에 날아온 지빠귀 부부가 이곳저곳을 누비며 무언가를 찾고 있습니다. '자기야 올해도 여기로 와 버렸네. 여기가 여느 곳 못지않아. 참 좋아 보여. 맑은 공기며, 많은 친구, 생태환경이 너무 맘에 들어. 올해도 여기에 보금자리 새집을 짓고 아들딸 낳고 잘 키워 봐요.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자랑도 해보게요. 그런데 우리 터줏대감들을 보러 사람들이 많이 찾아 줄 건가?' 지빠귀 부부의 말을 엿들어 버렸습니다.

교래자연휴양림을 찾아와서 터줏대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십시오. 그리고 그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꼭 전해 주십시오. <이홍림 제주돌문화공원관리소>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