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AI 맞춤 학습 기능 도움" 교사 "수업 준비 시간 단축"
전자펜 없이 마우스로만 이용 불편·노트북 충전 환경 미흡
일각에선 여전히 "문해력 하락·디지털 과몰입" 우려 제기
입력 : 2025. 04.08(화) 18:43 수정 : 2025. 04. 09(수) 14:34
박소정기자 cosorong@ihalla.com
8일 오전 제주 한림여중 1학년 교실에서 수학과목에 대한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신비비안나기자
[한라일보] 8일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한림여자중학교의 1학년 교실. 25명의 학생들의 책상 위에는 종이책과 연필이 아닌 노트북과 마우스가 놓여 있었다.
"오늘은 정수와 유리수의 덧셈의 원리를 알아보겠습니다. 수업 들어가기 전에 게임부터 하고 시작해볼까요?" 김형민 교사의 말에 학생들이 제각기 노트북 화면 속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AIDT·이하 AI 교과서)'에서 게임 프로그램을 하며 지난 시간에 배운 정수와 유리수의 개념을 복습했다.
이어 본 수업이 시작됐다. 우선 교사가 AI 교과서에 나온 정수와 유리수의 덧셈에 대한 개념을 설명했다. 교사의 설명이 끝난 후 학생들이 AI 교과서 속 문제를 풀었다. 학생들은 마우스 또는 노트북 터치패드를 이용해 AI 교과서의 문제풀이 상자에 직접 숫자와 그림을 그리며 답을 풀어나갔다. 교사는 진도가 늦은 학생들을 찾아 설명하기도 했다. 이후 교사는 자신의 문제 풀이를 공개해도 된다는 학생들의 답안을 스크린에 띄우고 정답을 설명했다. 문제를 다 푼 후에는 학생 수준에 따라 AI가 제공하는 개별 맞춤형 문제를 추가적으로 풀었다.
이날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이뤄진 수학과목에 대한 AI교과서 활용 수업의 풍경이다. 3년째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 연구·선도학교인 한림여중은 지난달부터 수학과목에 대해 AI교과서 활용 수업을 진행했다. 1학년 수학시간에 서책형 교과서와 AI 교과서를 함께 활용해 수업하고 있다. 혼란을 줄이기 위해 서책형 교과서와 AI 교과서를 같은 출판사의 것으로 선택했다. 이달부터는 영어과목에 대해서도 AI 교과서를 활용해 수업에 들어갔다.
8일 오전 제주 한림여중 1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에서 수학 문제를 풀고 있다. 신비비안나기자
수업에 참여한 김해린 학생은 AI 교과서에 대해 "문제를 푼 다음에 답을 바로 알 수 있어서 좋다"면서도 "노트북으로 그림을 그려야 하는 점이 다소 불편하긴 하다"고 말했다. 우지아 학생도 "'AI 맞춤 학습'이라는 기능이 있는데 제가 어떤 문제가 틀렸는지 보완할 점을 문제로 추려서 준다는 점이 좋다"고 전했다.
수업을 한 김형민 교사는 "종이 교과서로 할 때는 학습지나 PPT를 직접 만들어야 했는데, AI 교과서에는 자료들이 다 들어 있어 수업 준비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며 "한림지역이 읍면에 있다보니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기가 어려운데, 공교육 안에서 여러가지 문제들을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일부 미흡한 부분도 보였다. 문제 풀이를 전자펜 없이 마우스로만 하다보니 학생들이 표현의 한계가 있는 점, 일부 학생이 인터넷 접속이 늦어져 수업이 다소 지체된 점, 노트북 배터리가 떨어졌을때 곧바로 충전할 수 있는 환경이 없다는 점 등이다.
올해 도내 AI 교과서 도입 학교는 초등학교 64개교(분교장 2개교 포함), 중학교는 23개교, 고등학교는 14개교 등 101개교로, 전체 학교(189개)의 53.4%에 해당한다.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영어·수학·정보 과목을 보급한다. 도교육청은 올해 AI 교과서 구독료로 약 22억원이 들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AI 교과서에 대해 "문해력 하락, 디지털 과몰입, 개인정보 유출, 높은 구독료 등이 우려된다"며 여전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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