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열린 제주도의회 제437회 임시회 교육행정질문에서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이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한라일보] 지역 활성화 차원에서 서귀포시 표선·성산지역에 'IB(국제 바칼로레아) 특구'를 지정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김광수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은 이에 대해 "가능하다"면서도 특구를 도입한다면 현재 검토되고 있는 성산고등학교의 특성화고 전환은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10일 열린 제주도의회 제437회 임시회 교육행정질문에서 현기종 의원(국민의힘, 서귀포시 성산읍)은 성산고 특성화고로 전환에 대한 추진 상황을 묻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도교육청은 현재 보통과와 특성화과가 있는 일반고인 성산고를 해양계열 특성화고로 전환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검토하는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결과는 7월쯤 나올 예정이다.
현 의원은 성산고 특성화고 전환에 대해 "학교 동문 등 일부에서 성산고를 수산계열 특성화고로 개편되는 것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항공우주 분야 협약형 특성화고로 지정된 한림공고처럼 기업과 연계된 협약형 특성화고의 사례를 좋게 본다. 동부지역은 좀 거시적을 봐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고민하고 더 찾아보고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고 요청했다.
현 의원은 이어 "성산고가 특성화고로 전환되면 일반고를 진학하고 싶은 동부지역 아이들은 세화고나 표선고로 가야한다. IB학교인 표선고의 경우 표선·남원 등 지역 인근 중학생이 표선고로 진학하지 못하는 문제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의 선택의 폭이 줄어드는 것이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현 의원은 또 "여기에 2027년 제주고와 제주여상을 남녀공학 평준화 일반고로 전환하고, 제주고 부지에 '제주미래산업고'라는 특성화고 신설까지 내세웠다"며 "동부지역 학생들의 일반고 진학의 문이 좁아진다는 관점에서 표선고가 정원이 넘쳐나 지역의 학생들이 타 지역으로 가야되는 문제를 해결할 하나의 방법으로 표선·성산지역을 IB특구로 지정하는 건 어떻겠냐"고 의견을 냈다.
제주형 자율학교의 한 유형인 IB학교는 현재 17곳(초등학교 11곳, 중학교 5곳, 고등학교 1곳)으로 도내 전체 학교의 약 9%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약 65%인 11곳이 표선·성산지역에 있다. 초등학교 7곳(토산초·표선초·온평초·풍천초·성산초·시흥초·한마음초), 중학교 2곳(표선중·성산중), 고등학교 1곳(표선고) 등 10곳은 IB 월드스쿨로 인증됐고, 가마초는 후보학교다. IB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교육재단인 IBO가 개발 운영하는 국제인증 학교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습자의 자기 주도적 성장을 추구하는 교육체계다.
이같은 제안에 김광수 교육감은 "반대하지 않겠다. 할 수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다만 (성산고) 특성화고 전환을 막아야 해결된다. 표선고에서 해왔던 IB과정을 밟으면 되니깐 어려운 부분은 없다"고 답했다.
이어 김 교육감은 "성산중에 IB를 도입했으니 성산고에서 1개 학과 정도는 IB를 적용할 가치가 있겠다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제주에 모든 농수축산업 협동조합과 교육청이 MOU(업무협약)를 맺어 성산고에 농수축산업과를 하나 만들어 졸업하면 농협 직원으로 가면 어떨까', '제주 푸드·식재료 등을 활용한 요리학과를 만들어 1학년은 일본으로 보내서 일식을, 2학년은 중국에 보내서 중식을, 3학년은 로마로 보내서 양식을 배우게 하면 학생들이 과연 올까'하는 고민도 했는데, 말 그대로 '광수생각'"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김 교육감은 "올해 7월 (성산고 특성화고 전환) 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가 나오고 의원의 의견, 지역의 의견 등 여러 부분들을 반영해 연말까지 방향을 정리하겠다"며 "올해 정리해야 내년에 학교에서 준비를 한다. 늦어도 2027학년도부터는 신입생이 들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로드맵이 나올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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