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내년 광복 80주년을 앞두고 제주도가 3·1만세운동보다 먼저 일어난 법정사 항일항쟁 전시관을 개관한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 4일 서귀포시 도순동 산1번지 무오 법정사 항일운동 발상지 입구 일원에 제주 법정사 항일운동 전시관을 조성했다. 기존 관리사무소를 리모델링해 전시관과 다양한 콘텐츠를 갖추고 제주인들의 항일운동을 기릴 수 있도록 했다.
그렇지만 그 의미를 온전히 되새기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1918년 10월 7일 일어난 무오법정사 항일항쟁은 3·1만세운동에 앞선 1910년대 전국 최대 규모의 무장 항일운동이다. 도내에서는 이를 기점으로 조천만세운동(1919년)과 해녀항일운동(1931~1932년)으로 이어졌다. 제주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항일독립운동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음은 물론이다. 항일운동사의 당당한 한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지난해야 뒤늦게 제주도 차원의 기념식으로 확대 거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원래의 법정사 항일운동 발상지는 거의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다. 남아있는 건물터는 담장이 허물어지는 등 훼손우려가 높아지는 실정이다. 원형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에 대한 정비가 시급히 필요하다. 제주도가 더욱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 전시관과 기념탑, 항일운동 발상지 전체를 아우를 수 있어야 법정사 항일운동은 물론 제주 항일운동에 대한 온전한 조명이 가능해진다. 내년은 광복 8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항일운동의 역사와 유산들을 제대로 조명하고 보전해 나가는데 의지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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