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 협상을 말하다]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 본보 단독 인터뷰

[한·중FTA 협상을 말하다]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 본보 단독 인터뷰
"현재 1단계 협상… 양허제외품목 등 논의 이뤄지지 않아"
  • 입력 : 2012. 07.27(금) 00:00
  • /강시영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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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희만기자 photo@ihalla.com

"1단계 지침 마련… 2단계부터 개별품목 협상
연구기관·전문가 농산물 영향 분석 전략 수립
양허제외·장기관세철폐 등 민감성 보호 논의"
"감귤 등 보호요청 감안 협상반영 적극 모색
동·식물 검역 국가단위 전략 마련 대응할것
농수산업 피해 최소화… 수출 적극 육성해야"

○… 전경련 주최 하계포럼 참석차 제주를 찾은 박태호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6일 오후 한라일보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제주지역 농어민들의 우려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한·중FTA 협상에 최대한 반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관급의 통상교섭본부장은 FTA 협상에서 우리 정부의 최고위 책임자다. 박 본부장은 이날 도내 농축산업계와의 간담회, 우근민 지사 예방, 농업생산시설·감귤농가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요즘 FTA가 화두입니다. 왜 우리나라는 이렇게 적극적으로 FTA를 추진중인가요.

=자원이 부족하고 내수 시장이 작은 우리나라로서는 수출시장 확보가 미래 성장동력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미래 국가발전전략 차원에서 FTA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이달초 한·중 FTA 2차 협상이 제주도에서 있었는데, 현재 한-중 FTA 진행사항과 향후 일정을 말씀해 주시죠.

=한·중 FTA 협상은 단계별 협상방식에 따라 이루어지며, 현재는 1단계 협상이 진행중입니다. 한·중 양국은 지난 5월과 7월 2차례에 걸쳐 분야별 협상지침, 협정 대상범위 등에 관하여 기초적인 의견을 교환한 바 있습니다. 2차 협상은 아시다시피 지난 7월 3일부터 3일간 제주에서 개최되었고, 양측은 무역협상위원회(TNC) 산하의 서비스·투자 등 협상작업반을 설치하고, 협정 대상범위에 대한 논의 및 상품·서비스·투자 등 분야별 협상지침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를 개시하였습니다. 양측은 지난 2차 협상에서 8월중 3차 협상을 개최하여 1단계 모달리티(협상지침) 협상을 계속 진행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중국과의 FTA 협상을 추진하는 이유와 한·중 FTA가 추진될 경우, 예상되는 우리나라의 득과 실은 무엇입니까.

=중국과의 FTA 체결로 ▷중국 내수시장 선점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 ▷중국 등 외국인의 국내투자 증가를 통한 일자리 창출 ▷중국내 우리 기업 및 국민의 이익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 등 여러 긍정 효과가 기대됩니다.

다만 현재 한·중 FTA 협상은 양측이 이제 불과 두 차례의 만남을 가졌을 뿐 아직 초기 단계이므로 협상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고, 따라서 득실관계를 논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다소 이른 감이 있습니다. 정부는 다양한 분석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우리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협상전략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향후 한·중 FTA로 우리나라 1차산업에 많은 피해(영향)가 예상되면서 농어민들의 우려가 많습니다. 특히 제주지역은 1차산업 비중이 타 지역에 비해 매우 높아서, 1차산업이 공멸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습니다.

=정부는 중국과의 지리적 근접성과 우리 농수산물과의 가격 경쟁력을 감안하여 우리 농수산물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도록 협상 단계별로 다양한 방안과 장치를 마련할 것입니다. 우선 양국 정부는 FTA 협상을 개시하기에 앞서 한·중 산관학 공동연구를 바탕으로 양국의 민감성 처리방안에 대해 충분한 사전협의를 실시하였고, 이러한 협의 결과를 기초로 협상을 개시한 바 있습니다. 농수산물 등 민감품목 보호가 가능한 모달리티(자유화 방식)에 대한 합의를 1단계 협상에서 먼저 도출한 다음, 2단계 협상에서 개별품목에 대한 협상에 들어가는 단계별 방식을 채택하였습니다.

민감성 보호방안으로는 양허제외, 장기관세철폐, 쿼터설정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이는 단계별 협상을 거쳐 구체화될 것입니다. 한편 상품 양허시 민감품목군으로 분류하여 보호하는 방법 이외에도, 농수산분야에 대한 세이프가드(ASG), 위생 및 식물위생 조치(SPS) 등의 조항을 강화하는 방안이 있으며 이에 관하여는 앞으로의 협상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입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여러 경로를 통해 제주의 주력산업 보호를 요청해 놓고 있습니다. 제주지역의 생명산업인 감귤과 주요 밭작물인 당근, 감자, 마늘, 무, 양배추, 브로콜리, 월동채소류에 대해 협상제외품목으로 지정할 용의는.

=정부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주력산업 보호 요청을 감안하여 한·중 FTA 협상에서 감귤 등 제주지역 주요 농산물은 물론 우리 농수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관계부처간 협의, 전문가 및 이해당사자에 대한 의견수렴 등을 통해 적극 모색하고 있습니다.

현재 FTA 협상은 분야별 협상지침을 마련하기 위한 1단계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으로 양국간 양허제외품목 등 구체민감품목에 대한 논의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농수산물과 같이 전통적으로 민감한 분야를 고려하면서, 농수산업과 제조업의 앞으로의 발전가능성 등 다양한 요소를 감안하여 제주도 농어민의 우려를 최대한 협상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주요 농산물 피해 분석이 추진되었는지, 아니면 추진할 계획은 없는지요. 국책연구기관이 참여해서 한·미 FTA 영향분석을 했듯이 추진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민감품목 보호 측면을 감안한 경제효과 분석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중국과의 지리적 근접성, 농업생산구조의 유사성, 가격경쟁력 격차 등으로 우리 농산물에 대한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므로 정부는 여러 연구기관 및 전문가들과 협조하여 우리 농산물에 대한 영향을 다양하게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 농산물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는 협상전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중국과의 FTA 협상시 동식물 검역(SPS)을 특정지역이 아닌 국가 전체로 규제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대책은.

=동식물 검역·검사(SPS) 관련 이른바 '지역화' 논의에 관하여는 지금까지 한·중 FTA 협상에서 해당 논의가 이루어진 바 없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국토가 방대하고 여러 지역에서 특화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으므로 SPS 논의에서 '지역화'를 주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우리 협상단은 중국의 SPS 분야 논의요구조차도 신중한 자세로 접근하고 있으며, 중국의 '지역화' 주장에 대해서 관계부처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대응논리 및 전략을 마련해 대응할 것입니다.

▶제주 주요 어종으로 불리는 활어, 갈치, 참조기 등에 대한 양허 관세율 확대, 협상대상 제외품목 지정에 대해서 어떤 의향을 가지고 계신지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정부는 한·중 FTA 협상에서 제주지역 주요 어종은 물론 우리 농수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관계부처간 협의, 전문가 및 생산자 등 이해당사자에 대한 의견수렴 등을 통해 적극 모색하고 있으며, 이러한 결과를 향후 협상에 최대한 반영해 나갈 예정입니다.

▶한·중 FTA 체결에 앞서 피해 최소화와 지역 경쟁력 제고를 위해 추진하거나 하려고 하는 정책은 무엇입니까.

=현재 농림수산식품부를 중심으로 정부는 농수산업 분야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종합적·체계적으로 협상과 국내대책을 준비해나가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시설 현대화, 경영체 육성 등 농수산업의 체질을 강화하기 위한 국내대책을 병행하는 동시에, 수출전략품목을 적극 육성하는 등 지역별 특성에 맞게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안을 마련하여 우리 농식품의 중국 진출 확대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주지역 농어민이나 제주특별자치도를 위한 전략들이 수립되어 있는지요.

=그동안 제주특별자치도가 감귤, 월동채소 등 주력산업에 대한 보호를 수차례 요청해온 만큼, 정부는 제주 지역 농어민들의 FTA에 대한 우려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향후 협상과정에서도 제주지역 농어민의 목소리를 협상에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대담=강시영 정치부장, 정리=이효형기자



주요 약력

▷1952년 부산 ▷1975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83년 위스콘신메디슨대 경제학박사 ▷1994~1997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 ▷2005년 한국국제통상학회 회장 ▷ 2006년 서울대 국제대학원 원장 ▷2007년 지식경제부 무역위원회 위원장 ▷2011~현재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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