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과 공존 제주 43]19. 탐방예약제 의미와 과제(하)

[청정과 공존 제주 43]19. 탐방예약제 의미와 과제(하)
인력·예약시스템·강력한 의지 있어야 가능
  • 입력 : 2016. 10.14(금)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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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을 찾은 관광객들. 제주도 관계자는 성산일출봉 탐방예약제와 관련 "사전에 주민, 상인들과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사진=한라일보 DB

1998년 눈꽃축제기간 시도 불구 준비 부족으로 백지화
탐방예약 적정 인원 산정·사전 비예약자 소화 등 과제
"탐방객들의 심리적 거부감 해소 위해 소통·설득 필요"


탐방예약제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많은 과제가 쌓여 있다. 한라일보는 '유네스코 트리플크라운 한라산 관리 이대로 좋은가'(4월 18~21일자 5면)를 통해 과부하 걸린 탐방문화, 사전예약제와 입장료 징수 필요성, 조직관리시스템을 집중진단한 바 있다.

우선 도민 공감대와 관리인원 확보 등 사전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며 무엇보다 제주도정의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만 실행 가능한 것이다. 탐방예약제 시행으로 도민사회에서는 명암이 존재할 수 있다. 소통과 설득의 과정이 필요한 대목이다. 제주도 당국은 예약제는 도민들도 적용 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도민들이 솔선수범함으로써 관광객과 국내외 탐방객들에게 예약제 시행의 명분을 설득할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라산에서도 1998년초 눈꽃축제기간에 탐방객 사전 예약제가 시도된 적이 있다. 예약제를 시행했던 구간은 성판악 코스. 하루 2000명까지 사전 예약을 받아 탐방을 허용했다. 하지만 문제가 터졌다. 여행사가 예약의 상당인원을 선점한 뒤 정작 모객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절반 가량을 취소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당시는 입장료를 받던 시기라 여행사가 예약을 취소하면 입장료를 환불하는 소동이 다반사였다. 결국 준비 부족 등으로 몇 개월 안가 예약제는 백지화돼 버렸다.

워킹그룹은 한라산과 성산일출봉을 대상으로 탐방예약제를 권고하면서 탐방총량조사와 기초조사 실시, 예약부도(NO Show) 대비 방안, 현장 예약시스템 도입 등을 세부적으로 검토하도록 요청했다.

올해초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주최한 국립공원 탐방문화 개선 포럼에서는 탐방예약제 도입에 공감하면서 많은 과제도 쏟아졌다. 포럼에서 환경부 관계자는 "국립공원의 탐방예약제 확대 도입을 위해서는 인력, 가이드 확보 등 시스템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수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외국인 탐방객들을 배려하는 조화도 필요하다"고 했다. 강미희 서울대 교수(농업생명과학연구원)는 "탐방객들의 심리적 거부감을 줄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강만생 제주 유네스코등록유산관리위원장은 예약제에 따른 여행사들의 불만과 독점 예약 해소 방안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통제강화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계획성 있는 국립공원 탐방과 안전관리, 자연보호를 위해서도 예약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결국 소통과 설득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제주도는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탐방예약제 시행에 따른 문제점으로 크게 두가지를 예상하고 있다. 우선 관광지별 탐방예약 적정인원 산정이다. 또 제도 정착 이전까지 예약 없이 방문하는 탐방객은 어떻게 소화하느냐 하는 문제다. 이 외에도 상가가 광범위하게 조성된 성산일출봉의 경우 인근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반발도 우려되는 사안이다.

김방훈 정무부지사는 "진행 과정에서 상인, 지역 주민들과 소통해 나가겠다"며 "초반에는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홍두 세계유산본부장은 "초반에는 관광객이 줄어들 수 있지만, 세계자연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높이면 품격도 올라가고 더 많은 관광객이 찾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탐방예약제는 입장료 현실화, 환경부담금 도입 등과도 얽혀 있다. 한라산 예약제를 시행하면 곶자왈이나 오름 등으로 탐방객이 몰리는 분산효과와 풍선효과도 예상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 자연 총량은 인프라 대비 늘어날 수도 있고, 줄어들 수도 있다. 우리가 가정한 입장료가 현실화 될 경우 총량 수도 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용능력에 따른 적정 인원은 내년 하반기 탐방예약제 시행에 맞춰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내년 예산에 사업 시행에 따른 총량조사 및 기초조사 실시 비용을 편성한다. 탐방예약제 시행으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미리 검토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강시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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