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어 지역과 지역을 잇다]아오모리현 동오일보

[국경을 넘어 지역과 지역을 잇다]아오모리현 동오일보
‘140년 역사’ 日 아오모리현 유일 신문
  • 입력 : 2017. 01.02(월) 00:00
  •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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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간 발행… 문화·체육 행사 등 사업 확대
미디어 기술혁신·뉴미디어 사업 등 적극 대응


<편집자주>한라일보사는 지역신문 간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자 지난해부터 중국 절강성의 전강만보와 일본 아오모리현 토오닛포(東奧日報, 이하 동오일보)사와 교류를 강화했다. 특히 한라일보와 동오일보는 올해를 기점으로 신문·웹 등 콘텐츠 교류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양사는 청소년·여성 등 지역주민들간의 교류 창구가 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동오일보(대표이사 시오코시 타카오)는 아오모리현(靑森) 내 유일한 신문사로 조·석간 23만7000부를 발행한다. 조·석간을 함께 발행하는 곳은 일본 내에서 단 세 곳밖에 되지 않는다. 아오모리현민 중엔 아침이면 마당에 나와 신문배달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현민들의 두터운 신뢰를 얻고 있다.

동오일보사는 1888년 12월 6일 창간돼 올해 129주년을 맞이했다. 동오일보의 전신인 북두신문(1877년 창간)까지 통산하면 140년의 역사다.

동오일보사 사옥.

창간 당시 아오모리현 내에는 '관료어용지'라는 신문이 유일하게 발행되고 있었고, 이에 맞서 자유민권 신장을 목적으로 탄생한 것이 동오일보다.

동오일보사가 창간되는 데는 기쿠치구 초대 사장의 힘이 컸다. 기쿠치구 초대사장은 히로사키시(아오모리현 서부의 시(市), 쓰가루지방의 중심도시)에 교육기관을 설립하는 등 메이지시대 때 서구문화 유입을 위해 노력했다.

동오일보는 창간 때부터 '시대에 맞서 시대를 구축하고 시대를 마주하는 것'을 기치로 아오모리현의 모든 것을 기록하고자 노력해왔다.

전세계 신문 최초 양면컬러 4페이지 대파노라마 지면. 사진=동오일보 제공

▶시대에 맞서다='산나이마루야마'의 발굴 사실을 처음 세상에 알린 것도 동오일보사다.

'산나이마루야마'는 조몬시대(우리나라 신석기시대 정도) 무렵의 일본 마을을 체험할 수 있는 42ha의 대규모 유적으로, 지난 1992년 야구장을 건설하기 위해 구제발굴을 하던 중 우연히 발견됐다. 유적발굴 사실은 야구장 건설에 밀려 묻힐 뻔 했지만 동오일보사의 보도로 지역에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야구장 건설에 제동이 걸렸고, 1994년 대형 굴립지 건물지가 발굴되면서 지역 내 '유적을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결국 야구장 건설은 취소됐고 유적 보존결정이 내려졌다.

'산나이마루야마'는 2000년 국가특별사적으로 지정됐으며 현재 '홋카이도·북동북의 조몬유적군'의 하나로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추진되고 있다.

▶시대를 구축하다=이처럼 지역 고유의 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동오일보사는 신문, 출판 외에 각종 문화사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동오일보사는 일간신문 발행, 뉴미디어를 통한 각종 정보 제공은 물론 일본 전통 단가·하이쿠·센류 문예대회, 현내 최대 규모의 불꽃놀이, 동오 아동미술전, 대형미술전, 각종 스포츠 대회, '동오년감' 등 서적·잡지 출판 등의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지역민들에게 다양한 상도 수여하고 있다. 산업·학술·문화 등 각 분야에서 활약하며 아오모리현의 발전에 이바지한 단체나 개인의 공적을 표창하는 '동오상(東奧賞)'은 1948년 제정돼 지난해 69회를 맞이했다. 지난 2008년에는 창간 120주년을 위한 기념사업의 하나로 '동오스포츠상(東奧SPORTS賞)'을 창설했으며 전도유망한 신인발굴·육성을 목적으로 2011년부터 '동오문학상(東奧文學賞)'을 창설해 운영해 오고 있다. 2014년 1월에는 현내의 예술 문화 사업을 한층 더 진흥시키는 것을 목표로 동오일보 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시대를 마주하다=동오일보는 140년간 신문을 제작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디어 기술혁신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왼쪽부터 과거 동오일보 인쇄판, ‘움직이는 신문, 들리는 신문’을 위한 동오일보의 QR코드. 사진=동오일보 제공

발전하는 신문 제작 기술에 발맞춰 1987년 편집제작센터를 설립하고 초고속 오프셋 윤전기를 도입해 풀컬러 지면 제작 환경을 갖췄다. 1993년 전산 편집 제작 시스템으로 완전 전환하고 1994년부터 기자가 워드프로세서로 원고를 집필해 컴퓨터로 보낼 수 있게 됐다. 2001년부터 가동한 윤전기로는 전세계 신문 최초로 양면컬러 4페이지 대파노라마지면을 인쇄하기도 했다.

뉴미디어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QR코드를 이용해 신문기사를 동영상과 음성으로 경험하게 한 '움직이는 신문 들리는 신문'은 2007년 일본신문협회상을 수상했고, 2008년 10월에는 지방지 최초로 현 외 거주자를 대상으로 '동오일보 인터넷판'을 판매했다. 2009년 지역민이 모두 함께 만드는 아오모리현 정보사이트 'Too 내비'를 개설하고, 그해 가을 'TNT(동오NET TV)'를 개설해 운영해 오고 있다. 2014년부터는 태블릿과 스마트폰으로 지면을 볼 수 있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다른 듯 닮은 두 지역 제주와 아오모리


아오모리현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현 중앙에는 쓰가루 지방(쓰가루해협 인근)의 후지산이라 불리는 이와키산과 하코다산이 솟아있다. 푸른 숲(靑森)을 뜻하는 현의 이름처럼 면적의 66%가 산림이고, 호수·온천·스키 등 자연에서 즐길 거리도 다양하다.

1. 여름이면 펼쳐지는 아오모리현 네푸타 축제 2.겨울에 열리는 눈등롱축제가 만들어 낸 눈과 빛의 환상적 풍경 3.히로사키 공원의 벚꽃이 수놓은 야경. 사진=동오일보 제공

아오모리현은 10개의 시, 22개의 정, 8개의 촌으로 구성됐고 인구는 약 130만명, 면적은 9644㎢에 달한다. 면적은 제주의 5배, 인구는 제주의 2배가량 되는 셈이다.

▶아오모리현만의 특색=겨울에 아오모리현에서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것으로는 히로사키성과 눈의 회랑 온천워크를 꼽을 수 있다.

400년 전 지어진 히로사키성의 천수각은 현재 원래 자리에서 70m가량 이동한 상태다. 천수각 밑 혼마루 돌담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때문에 지난해 9월 히키야 공법(지레와 굴림대를 사용해 건축물을 해체하지 않고 그대로 옮기는 방법)으로 옮겨졌다. 천수각은 오는 2021년 가을쯤 제자리로 돌아갈 예정이다.

아오모리현 지도

아오모리현의 눈(雪)은 일본 내에서도 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겨울 아오모리현에서는 온천과 스키장, 눈등롱 축제 등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폭설로 통제됐던 하코다-도와다 골드라인이 개통되는 시기에 진행되는 '하코코다 유키노카이로 온천 워크'는 아오모리현의 매력을 체감할 수 있는 행사다. 제설을 마친 도로 양쪽에 9㎞가량 쌓인 순백의 눈 사이로 8.1㎞를 걷는 경험은 웅대한 대자연에 대해 생각케 한다. 걷기가 끝나면 곳곳에 자리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제주와 겹쳐지는 아오모리현=풍부한 자연자원과 독특한 지역문화 때문인지 아오모리현은 제주를 연상시킨다.

양 지역은 각 국 최초로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시라카미 산치(너도밤나무 원생지)와 거문오름 등 화산섬과 용암동굴계가 위치한 공통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제주의 특산물 귤나무 사이로 만년설이 내린 한라산이 보이는 모습이 지역을 대표하는 풍경으로 꼽히는 것처럼 아오모리현의 특산물인 사과나무 사이로 이와키산이 비치는 풍경은 쓰가루지방의 대표 풍경으로 여겨진다.

아오모리현 최북동 히가시도오리무라에서는 아오모리 고유의 말 '간다치메'가 방목된다. 이곳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간다치메의 모습은 고마장에서 제주마가 뛰노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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