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과 제주] (상) 녹차로 맺은 인연

[아모레퍼시픽과 제주] (상) 녹차로 맺은 인연
"녹차사업, 전통 차문화 일구는 일"
  • 입력 : 2017. 05.23(화)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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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창업자인 장원 서성환 선대회장이 우리 차 문화 보급에 대한 집념으로 제주에서 녹차밭을 개간하며 시작된 제주와의 인연은 4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돌송이차밭 전경.

1979년 황무지 개간 시작
서광·돌송이·한남차밭 등
330만㎡ 유기농차밭 조성


제주는 중국의 절강성, 일본의 시즈오카현과 함께 세계 3대 녹차 산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제주가 최고의 차 재배지로 거듭나기까지 아모레퍼시픽은 서귀포시에 도순다원, 서광다원 등 유기농 다원을 도민들과 함께 가꾸며 40년 가까이 제주와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당장 큰 이익을 보겠다고 시작한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차(茶) 문화를 되살려내는 것이 우선이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후에 우리 사업에도, 더 지나면 제주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일에 기업가가 아니면 누가 도전하겠는가?"

'녹차는 사업이 아니라 우리의 문화이고 전통'이라던 아모레퍼시픽 창업자인 장원 서성환 선대회장의 녹차 재배에 대한 열정을 함축한 말이다.

아모레퍼시픽 서성환 선대회장이 제주도에 녹차밭을 개간할 당시의 모습.

1970년대 외국을 드나들며 고유한 전통 차문화를 접하고 우리나라도 과거 뛰어난 차 문화가 있었지만 왜 사라졌는지를 늘 아쉬워했다는 선대회장. 주변의 반대에도 녹차사업을 공표한 이유였다.

녹차사업의 첫 과제는 부지 선정이었다. 약산성에 물이 잘 빠지는 토양에 연평균 기온 섭씨 14℃ 이상, 고온다습한 기후와 풍부한 강우량 등 까다로운 환경의 녹차재배 적합지를 찾아다닌 끝에 선택한 곳이 바로 제주였다. 일본 유학시절 녹차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한 당시 허인옥 제주대 교수의 "일본의 차 산지와 제주 중산간의 자연환경, 강수량, 토질 등이 유사하다. 제주가 녹차 생산에 천혜의 땅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서성환 선대회장의 제주 녹차재배 열망에 불을 당겼다.

그렇게 아모레퍼시픽은 1979년 한라산 산기슭과 마주한 경사깊은 서귀포 도순지역에 녹차사업을 위한 첫삽을 떴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돌무더기 가득한 황무지를 개간해 녹차를 심는다는 말을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 3시간을 걸어야 도착할 수 있는 땅의 돌을 손으로 걷어내고 빗물을 식수로 사용하며 차밭을 개간하는 사이 '땅투기하려는 거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던 마을 주민들도 조금씩 마음을 열어갔다.

1983년 처음 찻잎을 수확하기 시작했고 거칠었던 땅은 차츰 초록이 무성한 다원으로 생명력을 얻었다. 그 후 1980~90년대를 지나며 제주에서 생산된 녹차가 어느 지역에서 재배한 녹차보다 우수하고, 더 안전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유기농재배에 나서 현재 서광차밭, 돌송이차밭, 한남차밭에 이르는 330만㎡의 '오설록 유기농 다원'을 일궈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선대회장은 제주 황무지에 녹차밭을 개간하면서부터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것이 기업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며 "제주가 세계 3대 차 재배지로 거듭나기까지 묵묵히 걸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제주와의 소중한 인연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미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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