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녹음 심각' 제주 해안마을 조간대가 죽어간다

'갯녹음 심각' 제주 해안마을 조간대가 죽어간다
녹색연합 4일 200여곳 해안마을 조간대 조사 결과 발표
갯녹음 확인 198곳… 97개 마을 전역 대형해조류 사라져
  • 입력 : 2021. 11.04(목) 10:08
  • 강민성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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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이 4일 오전 제주도의회 1층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 97개 마을 갯녹음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강민성기자

마을별 피해조사 및 해양오염 발생 원인 정밀조사 요구

제주지역 연안에서 갯녹음(얕은 바닷가나 연안에 있는 해조류의 잎 부분이 죽거나 유실되는 현상을 뜻한 순우리말 표현)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녹색연합은 4일 제주도의회 1층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여곳에 이르는 해안마을 조간대를 조사한 결과, 97개 해안마을 전역에서 대형해조류가 사라지고 석회조류가 암반을 뒤덮는 '갯녹음 현상'이 일어나고, 18개 마을에 대해 조간대 해조류가 확인되는 등 제주 연안 상태가 갯녹음 말기의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밝혔다.

 갯녹음 현상은 과도한 개발과 오염, 조식동물(해조류를 먹는 동물) 증가, 기후 변화 등으로 연안 암반에 사는 미역, 감태, 모자반 등 직립형 대형 해조류가 사라지고, 무절석회조류(탄산칼슘 등이 많은 석회조류 등 가지가 없는 종류)가 암반을 뒤덮어 분홍색이나 흰색으로 보이는 현상을 일컫는다. '백화 현상'이라고도 표현하기도 한다.

해안가 돌 주위에 갯녹음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녹색연합 제공

 갯녹음 판단 기준은 무절석회조류 피도, 엽상(잎)형 해조류의 피도, 초식동물(주로 성게)의 해조류 섭식량 등으로 구분한다.

 조사 결과, 200곳 중 갯녹음이 확인된 지점은 198곳이었고, 나머지 2곳은 모래해변인 것으로 드러났다. 즉, 97개 해안마을 전체 조간대 암반지대에서 갯녹음이 폭 넓게 확인된 것이다. 갯녹음 현상이 암반지대로까지 확산한 것은 심각, 말기 징후의 특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귀포항 동방파제 지역은 극심한 갯녹음 현상으로 인해 아무도 살 수 없는 죽음의 바다로 변했다고 했다.

 녹색연합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원인 규명 조사 부재 ▷제주해양생태계 해양환경 변화 기초 데이터 조사 부족 ▷제주 연안 수질관리 시급 ▷근본적이고 통합적인 관리정책 부재를 꼽았다.

 그러면서 제주 해양생태계를 지키고 경관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비상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제주도정과 도의회는 제주 바다 비상상황을 선포하고 이에 맞는 조직과 인력,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며 "제주 연안 조간대·조하대 갯녹음 상황과 마을별 피해조사, 수온 상승과 해양오염 등 발생 원인에 대해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환경수용성을 최우선으로 육사부 오염물질 배출 시설·산업 규제 및 관리 강화 ▷대규모 개발사업 전면 재검토 ▷해양생태계 보호 및 복원, 경관 자원 관리 실효성있는 계획 수립 ▷갯녹음을 막기 위한 지역주민, 시민사회, 지자체, 기관, 정부부처로 구성된 민관합동협의체 구성 ▷해양수산부, 문화재청, 환경부 등 중앙 행정부처의 해양생태계 보호를 위한 지원방안 수립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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