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의 월요논단] 4차 산업혁명 시대, 예술가는 무엇을 하는가?

[김영호의 월요논단] 4차 산업혁명 시대, 예술가는 무엇을 하는가?
  • 입력 : 2022. 07.04(월) 00:00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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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사동에 새로 둥지를 튼 제주갤러리에서는 '터닝포인트 2022(6.8~7.5)'라는 주제로 두 개의 전시회가 연이어 열리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제주미술인을 청년작가(1부)와 중견작가(2부)로 나누어 선보이는 기획전이다.

한라미술인협회가 이번 전시를 주관하게 된 계기는 제주특별자치도가 마련한 제주갤러리의 개관에 따른 것이지만, 단순히 특정 지역작가들의 작품을 집단으로 선보이는 것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다. 이번 전시의 주제가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들에게 주어진 소명이 무엇인가를 성찰해 보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사회에서는 작금의 상황을 4차 산업혁명 혹은 문명사적 전환기로 규정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테크놀로지 그리고 빅데이터와 정보통신기술이 지배하고, 생태와 환경 그리고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격변의 시대다. 예술의 영역에서도 디지털 영상 이미지가 등장하고 쇼셜 네크워크를 이용한 NFT, 생태와 환경 그리고 생명의 문제를 다루는 실험적 미술이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전통적 예술의 본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시공간을 표상하는 방식에 새로운 관점을 요구하고 있다. 모든 것은 인간 존재의 문제로 귀결된다.

이번 '터닝포인트 2022-제주 청년작가(6.8~6.21)'전에 출품한 10명의 작가들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태어난 소위 M(밀레니엄)세대의 작가들이다. 출품작들의 조형 방식은 각양각색이지만 창작 배경은 대략 두 갈래의 영역으로 구분된다. 하나는 디지털 정보사회를 사는 인간과 사물에 대한 물음이며 다른 하나는 자신이 속해있는 도시와 자연에 대한 성찰의 결실들이다.

중견작가들로 구성된 '터닝포인트 2022(6.22~7.5)'전은 한라미술인협회에 속한 제주미술인 31명의 작가들이 내놓은 다양한 경향의 작품들로 꾸며졌다. 20세기 후반 이후 작가들의 활동이 개인주의로 바뀌는 현실에서 단체전이 주는 의미를 가볍게 볼 수 있지만, 이번 전시는 한 시대를 살아가는 미술인들의 다양한 사유 방식과 표현의 성취를 종합적으로 엿볼 수 있는 계기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상을 위협하는 시대, 평화의 미명을 위해 잔혹한 테러와 전쟁이 자행되는 모순과 재앙의 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새롭게 가질 것을 요청받고 있다. 그리고 그 관점을 자신의 고유한 예술 언어로 표상하는 소명이 주어져 있다. 새로움의 출발은 세상을 바라보는 예술가의 시선이다. 인간과 자연과 사물이 독립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고, 인터넷 미디어가 개인과 개인을 잇는 초연결사회 속에서 경쟁이 아닌 협력의 가치가 최선임을 직시하는 일이다. 이번 '터닝포인트 2022'전이 시대의 파수꾼으로서 예술가에 대해 성찰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김영호 중앙대학교 교수·한국박물관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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