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만난 창작 오페라 '순이삼촌'의 울림

4월에 만난 창작 오페라 '순이삼촌'의 울림
지난 7~8일 제주아트센터 무대 다시 올라
연출, 주역 라인업 변화... 러닝타임도 줄어
"충분한 비통함에도 다소 부족했던 공감"
  • 입력 : 2023. 04.09(일) 18:18  수정 : 2023. 04. 10(월) 18:17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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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8일 제주아트센터 무대에 오른 4·3창작오페라 '순이삼촌'. 사진은 지난 8일 공연 장면.

[한라일보] 제주의 4월에 만난 4·3창작오페라 '순이삼촌'은 더욱 의미있게 다가왔다. 첫 유료공연에도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커튼콜이 끝날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출연진과 제작진 한 명 한 명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전했다.

올해 공연 4년째를 맞는 현기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창작오페라 '순이삼촌'(예술총감독 강혜명, 대본 및 각색 김수열·강혜명)이 지난 7~8일 제주아트센터 무대에 두 차례 올라 제주 관객과 다시 만났다.

이번 무대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정승연·이경진씨가 주역인 '순이삼촌'역으로 분하는 등 배우 라인업에 변화가 있었고 연출가도 바뀌었다.

4막 구성은 유지됐지만 지난해 서울 예술의전당에서의 공연 시간(2시간30분(인터미션 포함))에서 20여분 줄어들었다.

짧아진 러닝타임에 속도감이 붙고 공연을 보는 부담감을 조금 덜었다는 이야기도 들렸지만, 오히려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무자비한 학살과 광란의 아리아 등 극도의 공포감이 휘몰아친 2막은 격정적이었지만 내용이 압축되면서 자식을 잃은 순이삼촌의 내면의 감정선을 제대로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다소 부족하게 느껴졌다.

어미의 슬픔을 절규하듯 표현한 가사 없이 순이삼촌이 부르는 '광란의 아리아'는 분명 백미였고 충분히 비통했지만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지 않았다는 평도 있다.

지난 8일 공연이 끝난 후 만난 40대 한 관객은 "지난해 서울 공연을 영상으로 보고 그 울림을 직접 관람하고 싶어 왔는데 내용이 압축돼서 그런지 감동이 조금 반감된 느낌"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오페라 '순이삼촌'은 4·3을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 당시를 느낄 수 있게 잘 만든 것 같아서 인상깊었다"는 소감을 전한 20대 전성환(제주대 4) 씨는 "청년세대들에게 4·3을 기억해야한다고 하지만 우리가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건이고 과거다보니 체감하고,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도 적었다"며 소설, 오페라 등 문화예술을 통한 재조명이 청년세대들이 4·3을 기억하고 좀 더 알아가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한편 제주시(제주아트센터)와 제주4·3평화재단이 공동기획·제작해 도내 성악가 및 배우 등 230여명이 출연하는 오페라 '순이삼촌'은 오는 8월엔 부산 무대에 올라 4·3의 역사적 의미를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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