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정묵의 하루를 시작하며] 오늘은 '바다의 날'이다

[좌정묵의 하루를 시작하며] 오늘은 '바다의 날'이다
  • 입력 : 2023. 05.31(수) 00:0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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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경영학(經營學)'이란 말은 대학의 학문적 개념으로 행정학과 함께 일반적으로 영어의 'administration'을 공유해서 사용한다. 경영학은 'Business Administration', 행정학은 'Public Administration'이라고 표기한다. 'administration'이란 말의 어원이나 의미를 밝히려는 의도는 아니다. 다만 이 단어와 함께 '경영'과 '행정'이 추구하는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다. 다른 학문의 궁극처럼 가치의 문제가 아닐까. 창출이든 보존이든 분배든 이 문제에 대한 이념적 사고 체계이지 않을까.

경영이라고 해서 기업의 경우처럼 반드시 재화의 의미인 이윤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제주도정이라고 하면 도의 규모와 차원에서의 행정과 경영이고 제주시정, 서귀포시정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이런 도정과 시정이 도민과 시민을 위해 이윤을 추구한다고 한다면 가치의 문제는 몹시 비루해진다. 그러므로 이런 행정과 경영의 길은 가치 추구와 닿아있다고 해야 옳다. 물론 가치는 단기에 이룰 수 있는 것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 이루어 나가는 게 대부분이다. 이런 가치에는 유·무형의 가치를 모두 포함한다.

대내외적으로 제주의 가치를 청정, 자연환경, 지리적 위치에서 찾는다고 했을 때 딴지를 거는 이는 없다. 더불어 아직도 다 찾아내지 못한 용암동굴, 하나도 닮지 않은 형태의 독립된 화산체로 1998년 368개로 발표한 오름들, 아직도 사람의 발이 거의 닿지 않아 원시의 모습을 간직한 숲 그리고 외국의 저명한 지질학자들까지도 제주의 숨골이라고 명명한 곶자왈은 측량할 수 없는 가치를 품고 있다고 한다. 제주도민들은 이 모든 가치의 근원으로부터 관광상품으로 개발되지 않았다고 해도 이미 그 혜택을 누려왔다고 해야 옳다.

우리는 가치를 끊임없이 창조해 내고 이를 마땅히 지켜나가는 일이 의무와 사명이면서 즐거움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유·무형을 포함한 모든 가치는 우리 삶의 질을 제고(提高)하고 풍요롭게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반드시 자본주의 개념인 재화를 기준으로 삼는 가치를 셈할 이유는 없다. 그러므로 경영과 행정의 방향이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쉽게 덩달아 버리고 새로 정립해 나갈 일은 아니다. 그 주체도 공무원들에게만 있지도 않다. 제주도와 제주도민을 위한 일이라면 모두가 경영과 행정의 주체가 돼야 마땅하다.

최근 방송을 통해 제주 연안 바위 및 물밑 바닥의 갯녹음 현상을 보도하면서 그 심각성을 제기했다. 이런 현상이 제주 연안만은 아니겠지만 아직도 그 정확한 이유를 밝혀내지 못하고 기후 변화와 해양오염의 원인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결론짓고 말았다. 다른 어떤 곳보다 바다가 소중한 제주가 아닌가. 이런 바다에 대한 경영과 행정이 지금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제 곧 제주만의 여름인데 바다는 또 몹시도 몸살을 앓게 된다. 그리고 오늘, 5월 31일은 '바다의 날'이다.<좌정묵 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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