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일의 월요논단] 저출산고령사회, 건축과 도시계획의 패러다임 전환

[김태일의 월요논단] 저출산고령사회, 건축과 도시계획의 패러다임 전환
  • 입력 : 2024. 01.08(월) 00:00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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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출산율의 급속한 저하로 인한 학령인구와 노동인구의 감소에서 파생되는 문제, 평균수명연장으로 인한 고령인구의 급속한 증가로 고독사, 의료보건서비스, 연금문제 등 일상적인 생활에서 직면하고 있는 사회 이슈이다. 1970년대 시작된 일본의 고령화문제는 1980년대 후반에 들어 사회적 문제로 부상했고 국가적 차원에서의 대응책을 서둘러 추진하기 시작하면서 적지않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했던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우리나라는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국가적 대응도 너무 늦은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1990년대 후반부터 고령화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과 연구들이 추진되어 왔지만 정책과 구체적인 사업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제는 초고령사회의 진입에 목전을 두고 있고, 저출산의 영향이 가중되면서 한국사회의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제정하고 관련법에 근거해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지만 관련사업이 여러부서에 분산되어 효율적인 추진이 되지 않거나 위원회의 업무협의와 조정 기능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윤석열정부나 오영훈 도정의 핵심정책에서도 벗어나 있어 관심도 크지않은 정책이다.

그러나 미래세대의 삶의 터, 도시조성을 위해서라도 저출산고령사회의 파고(波高)를 슬기롭게 넘기 위해 주거와 교통, 의료와 보건, 교육 등 다양한 영역의 통합적 업무조정기능을 가진 중심조직이 정책의 기획과 수립, 사업의 시행과 분석, 제도와 사업의 수정과 보완에 이르는 행정절차의 과정을 제어하며 장기적인 시점에서 이끌어 가는 체계정비를 서둘러야 할 때이다. 아울러 주거환경의 재정비를 비롯 도시계획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하는 시기이다.

예를 들면 지역에 방치되어 있는 빈집이나 고령자1인 가구들의 그룹홈화, 공유부엌, 회의실, 도서관 등으로 결합된 소규모 복합공공임대주택의 신규공급 등으로 최소한의 주거공간을 확보하고 동지역과 읍면지역의 중심적 행정시설인 동사무소, 읍면사무소, 리사무소를 다양한 지역복지 서비스 제공의 거점시설로 활용하는 도시정비도 가능할 것이다. 여기에 경로당, 초등학교, 마을회관, 노인 및 사회복지관련시설, 청소년관련시설 등의 다중이용기능이 있는 시설을 1차 지원시설, 보건소와 같은 비교적 광역 행정구역을 기반으로 하는 시설을 2차 지원시설로 활용하고, 체계화해 일종의 제도권과 비제도권 지원체계를 형성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다. 또한 시설의 단일 기능적 시설 배치가 아니라 수평적 혹은 수직적으로 복합화함으로써 효율적 공간 활용과 지역 내 거점시설로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기에 시대의 변화에 맞는 행정의 기능과 조직 재편이 필요한 것이고 건축과 도시계획,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김태일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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