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실종 문화예술행정".. 예술인들 '성토의 장' 된 토론회

"소통 실종 문화예술행정".. 예술인들 '성토의 장' 된 토론회
24일 민선 8기 문화예술 정책 점검 정책 토론회
"예술인 목소리 제대로 수렴 안돼... 소통 절실"
예술인들 건넨 소통 손길에 행정은 불참... "이것이 현주소"
  • 입력 : 2024. 07.24(수) 18:22  수정 : 2024. 07. 26(금) 14:01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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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제주민예총과 제주예총 공동 주최로 '문화예술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한라일보] 민선 8기 제주도정과 지역예술인 간 소통 부족 문제가 지적됐다.

최근 지역 문화예술계 화두 중 하나인 제주도의 내년 '문화 분야 보조금 운용 혁신(안)' 논란도 공론장에 올랐는데, 이 문제가 '행정 관료주의'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제주도의회 등에서 '제주도정의 문화예술분야 홀대론'이 꾸준히 도마위에 오르는 가운데 민선 8기 제주도정의 문화예술 정책을 점검하고 현장 예술인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제주의 대표적 문화예술단체인 제주민예총과 제주예총이 모처럼 함께 마련한 정책 토론회가 24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렸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김동윤 제주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문화예술 보조금 운용 개선안'의 문제와 제주문학관 운영의 실태를 중심으로 민선 8기 제주도정의 문화예술정책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먼저 '문화 분야 보조금 운용 혁신(안)' 논란과 관련 김 교수는 "민선 8기 도정 당국자들이 지역예술인들에 대한 존중이 과연 얼마나 있는지 의심하게 되었다"며 "그들이 적잖은 불신감을 갖고서 지역예술인들을 대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 다수의 제주예술인들은 도정과 제대로 소통되지 않는다는 불만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피력했다.

김 교수는 또 지난 2021년 도립으로 개관한 제주문학관의 운영 실태를 사례로 들며 지역예술인들과 제주도정간 소통 부족 문제를 꼬집었다.

김 교수는 기존 선임(2022. 10. 19)된 위원장의 사정에 따라 중간에 제주문학관 운영위원장을 맡은 2023년 1월 19일부터 9개월 동안 운영위원회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은 점을 짚고, 명예관장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점을 언급하며 "과연 제주문학관이 제 기능을 할 수 있겠는가. 제주 문학인들이 20여 년 동안 노력해 건립된 제주문학관이 민선 8기에서 그야말로 파행을 맞고 있는 형국"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학관 조직의 시급한 개편 필요성을 피력한 김 교수는 방안으로 팀장급(사무관) 학예연구실장의 문학전문가(박사급) 위촉을 제안했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김 교수는 "이러한 문제들은 행정 관료주의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며 "국장, 과장, 팀장으로 구성된 조직이 중시되는 관료 사회가 독선적, 형식적, 획일적, 억압적, 비민주적으로 흘러간다면 정말 문제"라고 짚었다. 이어 "제주도 문화예술정책의 입안과 집행에서 지역문화예술인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수렴되지 않고 있음은 엄연한 현실이라고 본다"며 "소통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동현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신뢰 관계 형성을 위해 공론장을 마련하는 등 행정과 지역문화예술계의 소통 강화를, 박진희 상상창고 숨 대표는 "문화예술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수용할 수 있는 공론장 활성화" 필요성을 피력했다.

해외 출장으로 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한 김양보 제주도 문화체육교육국장은 토론문에서 문화예술인 단체와 간담·토론회 등 의견수렴 및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한 보조금 운영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4일 제주민예총과 제주예총 공동 주최로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마련된 '문화예술정책 토론회'에서 김동윤 제주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한편 이날 제주민예총과 제주예총이 함께 민선 8기 제주도정 문화정책에 대한 현장 예술인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도정과 소통하기 위해 마련한 토론회에 문화예술행정 공무원이 불참하면서 이를 비판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이날 당초 토론자로 참석할 예정이었던 김양보 국장은 해외 출장으로 불참했고, 문화정책과장과 팀장은 민원 처리를 위한 도내 출장으로 자리를 비우는 등 김 국장 대신 참석한 문화정책과 공무원은 없었다.

관련해 참석자들은 "실망스런 마음이다", "우리를 무시하는 거다", "이것이 제주도 문화예술행정의 현주소"라며 쓴소리를 냈다.

한 참석자는 "소통이 실종된 문화예술정책이 오늘의 현주소가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도정이, 도의회가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서 공론화 자리가 일회성으로 끝나선 안될 것 같다"며 정책토론회의 활성화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에 김동현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게 소통"이라고 강조하며 "제주민예총과 제주예총이 같이 (자리를) 하는 게 드문 일이다. (오늘)목소리를 정리해서 (도에)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선영 제주예총 회장도 "시작이 반이지 않나"라며 이날 토론회를 기반으로 조금 더 나을 수 있도록, 빛을 찾아서 갈 수 있도록 이를 시작으로 향후 제주민예총과 의논해 더 좋은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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