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지난해 제주시 연동지역에 내린 비가 이틀 빼고 모두 산성비(pH.5.6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겨울철에는 강산성비(pH.4.5 이하)가 주를 이루며 우산이나 비옷을 착용하는 등 직접적인 신체 접촉을 피해야 할 정도였다.
자연 상태의 빗물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약 350ppm)와 평형을 이루면 pH 5.6이 된다. 통상적으로 pH 5.6 미만이 산성비에 해당한다.
25일 제주특별자치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한햇동안 연동에서 측정한 강수일수 150일 가운데 단 이틀을 제외한 148일(98.7%)에 모두 산성비가 내렸다. 지난해 6월 한달간 12일에 걸쳐 내린 비로 강수량 239.0㎜을 기록했고, 평균 pH는 5.0, 산성비 강수일수는 10일이었다. 나머지 기간에 내린 비의 pH 농도는 4.6을 보인 3월과 5월을 제외하고 모두 신체나 수질, 토양 등에 해로운 4.3~4.5로 강산성을 나타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에는 다소 내린 비의 pH 농도가 낮아졌다. 조사 결과, 해당 지역의 강수일수 106일 중 산성비는 95일(90.0%), pH는 전반적으로 4.5 이상을 기록했다. 당시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 사용량 등이 줄며 대기오염을 낮추는 데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완화된 시점인 2023년 12월, 연동에는 16일간 63.3㎜의 비가 내렸는데 pH 4.4인 강산성비였다.
이처럼 중국 대륙 등에서의 대기오염물질의 장거리 이동과 제주지역의 지속적인 인구 유입에 따른 자동차의 증가, 그리고 산업 발달로 인한 배출가스의 증가는 제주의 대기질을 악화시키는 요소들로 작용했다.
코로나19 이전이자 5년전인 2019년에는 산성우(비)측정망 노후화와 고장으로 폐쇄되면서 해당지역에서 그 수치를 측정하지 못했다.
다만 앞서 2018년 12월 기록을 보면, 당시 연동지역에는 4일간 38.2㎜의 비가 내렸고, pH는 4.5로 강산성 기준치를 보였다.
한편, 도 보건환경연구원이 20년 전인 2005년 측정한 결과에서도 제주지역에는 10번에 7∼8번꼴로 산성비가 내렸다. 연동에서는 강우 횟수 46회 가운데 산성비는 33회로 강하율 71.7%를 기록했다. 당시 산림지역인 어승생수원지에서도 측정이 이뤄졌는데, 전체 강우횟수 49회 중 산성비가 측정된 사례는 39회(79.5%)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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