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주의 문화광장] 제주도의 예술가들

[김연주의 문화광장] 제주도의 예술가들
  • 입력 : 2025. 04.01(화) 06:00
  •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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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도는 예술가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이는 제주도에서 나고 자라지 않았더라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머물렀는가도 중요하지 않다. 6·25 당시 여러 이유로 제주도에 잠시 머물다가 간 화가들도 그들의 주요 작품 세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 제주도의 자연, 역사, 문화 등의 영향을 받았다. 반면 제주도에 머물다가 간 예술가들은 제주도를 작품에 담아 옛 모습을 현재로 전해주고, 후학을 양성하거나 제주도 현대 미술계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줬다.

제주도에 머문 대표적인 화가로는 우선 이중섭이 있다. 1916년 평양에서 그리 멀지 않은 평원군에서 태어난 이중섭은 집안이 굉장히 부유해 일본 도쿄에서 공부했다. 이후 원산으로 돌아왔는데, 6·25가 발발하고 원산폭격으로 1951년 1월 수송선을 타고 부산 거쳐서 서귀포로 피난을 와서 11개월 동안 머물렀다. 당시 그린 그림 중에는 서귀포 풍경화도 있다. '섶섬이 보이는 풍경'으로 현재 이중섭 미술관 근처에서 그렸다고 보이는데, 이중섭 미술관 옥상에서 보면 같은 풍경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림에는 초가지붕 너머로 바다와 섶섬이, 초가지붕과 바다 사이로 전봇대와 기와지붕이 보인다.

평양 출신인 최영림은 이중섭과 같은 해에 태어났고, 초등학교 동창이다. 일본에 유학하러 갔지만 집안의 반대로 2년 만에 귀국한다. 제주도에는 1950년 12월에 왔다. 해군문화부에 있으면서 그림을 그렸고, 1951년 말 군대를 따라 제주도를 떠났다. 1951년 하드보드지 위에 그린 '제주의 뱀 전설'은 제주도 설화를 주제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1950년대 흑색 시대의 특징을 보여주면서도, 1960년대 중반 이후 설화를 주제로 한 작품을 예견하고 있다.

1922년에 태어난 홍종명도 평양 출생이다. 1·4 후퇴 때 내려와 1954년까지 제주도에 머물렀다. 그 당시 생계를 위해 호떡 장사도 했다. 1953년에 사라봉을 그린 작품이 제주도립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작품 제목도 '사라봉'이다. 빠르고 강한 붓질로 바다에서 사라봉을 바라본 풍경인데 사라봉 앞 주정 공장의 높은 굴뚝이 인상적이다. 홍종명이 제주도 미술계에 미친 영향은 크다. 오현중고등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고, 개인 화실도 운영하면서 제자를 키웠기 때문이다. 그때 제자가 강태석, 김택화 등으로, 김택화는 제주도의 풍경을 가장 제주도답게 그려내었다고 평가받는다.

최근 10년간 제주도로 내려온 작가들도 많다. 그들에게도 제주도가 스미고 있으며, 작품에도 제주도가 담기고 있다. 또한, 제주도 미술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이러한 작품들을 연구하고 평가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은 이러한 작가들의 작품에 제주도가 어떤 영향을 주었고, 제주도는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연구된 바가 거의 없다. 지금은 제주도를 떠났다고 해서, 아니면 떠날 것이라고 해서 잊거나 관심 밖에 두어서는 안 된다 그래야 제주도 미술사가 더 풍성해진다. <김연주 문화공간 양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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