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시 한남리 머체왓숲길 서중천 인근 계곡의 올리튼물. 중산간 화전민들의 농업용수로 활용됐고 규모가 커 마르지 않는다. 백금탁기자
[한라일보] "제주 중산간 화전마을에는 먹는 물은 물론 농사를 짓는데 필요한 물이 충분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제2회 제주삼다수 Happy 환경지원사업' 공모에 따른 '청정 지하수 보호 - 수자원 사회환경 분야의 물 역사와 물 문화 인식 개선 사업'을 통해 화전탐사팀이 현장 조사를 통해 얻은 결론이다.
지난 4년간 도내·외 화전마을을 탐사·기록한 탐사팀은 이번 공모를 통해 제주 4·3 사건 당시의 '잃어버린 마을', 중산간 난개발 광풍, 사회적 무관심과 외면 등으로 지금은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제주 중산간의 옛 화전마을의 물 역사를 조사 연구했다.
중산간 옛 화전마을의 물 문화는 독특한 상징성을 지닌다. 중산간에 위치한 웃드르 마을에는 용천수가 드문 탓에 옛날에는 물을 구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때문에 이곳에선 물을 얻는 방법으로 첫째 소(沼)에 고인 물 긷기, 둘째 물통(혹은 우물)을 파서 봉천수 확보하기, 셋째 비가 올 때 나무줄기를 타 내리는 빗물을 모으는 '촘(아래아 표기)물', 마지막으로 드물게 샘물(새미, 泉)이 있었다. 대체적으로 빗물에 의존했었다.
이번 조사는 중산간 마을 중에서 비교적 물 문화유산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서귀포시 중산간에 위치한 옛 무오법정사터 인근의 샘물. 이 샘물은 이 일대의 사찰은 물론 주민들의 생명수인 식수원으로 활용됐다. 백금탁기자
탐사팀은 선흘 1리 반못, 능화마을 집수정, 한남리 머체골 올리튼물, 수망리 장구못, 서홍동 지장샘, 동홍동 가시머리물, 상문리 중문천 상류, 금악리 뱅디물, 일동이못, 광평마을 행기소, 덕천마을 모사니못, 월림리 움부리못, 물거리물, 회천마을 새미물, 명도암 조리새미, 유수암리 유수암천, 장전연못(건나물못, 건나물천), 오등리 죽성 설샘, 와산리 종낭밧 뱅디못, 영남마을, 상창리 대난도, 상천리 모록밧 오리튼물, 가시리 안좌동 새가름 종서물, 도순동 구머흘, 왕하리 화전 우물과 못, 하원동 중원 너른도 화전 못과 소 등을 조사해 기록했다. 주변에 대한 환경정비도 함께 이뤄졌다.
진관훈 경제학 박사(제주지식산업센터장)는 "제주의 물 문화와 마을 형성은 해안가 용천수(산물)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말은 70% 정도만 맞다"며 "중산간에서도 샘과 하천, 우물, 연못, 소 등을 활용해 생활했고 이러한 물을 활용한 화전도 발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 제주 물, 혹은 제주 물 문화에 대한 조사나 연구는 대부분 해안가 마을 위주의 용천수에 집중됐다"며 "그동안 주로 용천수에만 집중적인 관심을 가진 탓에, 과거 제주 마을의 45% 이상인 중산간 마을의 물 역사나 제주 선인들의 물 확보와 사용, 보존에 관한 공동체적 지혜가 밝혀지기도 전에 화석화돼 버렸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탐사팀은 이 사업이 지속돼 제주 선인들의 물 역사와 문화를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기록화하는 사업들이 이어져 이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청정 제주 물 관리가 이뤄졌으면 한다는 바람이다.
<화전탐사팀=진관훈·이윤형·백금탁·박재현·양정심>
※'제주 중산간 옛 화전마을의 물 역사 연구 조사' 사업은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후원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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