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화이부동'
  • 입력 : 2001. 08.23(목) 00:00
  • /김원민 이사·논설위원 wmkim@hallailb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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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부동’이란 말은 ‘논어’ 자로편(子路篇)에 보인다. ‘자왈(子曰), 군자화이부동(君子和而不同), 소인동이부화(小人同而不和).’

◆즉, 군자는 남과 조화는 하지만 뇌동(雷同)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소인의 경우는 이와 반대여서 뇌동하기는 해도 조화하는 일이 없다. 대체로 이런 뜻이다. 그런데 조화와 뇌동은 어떻게 다른가? 조화란 도리를 따라 화합하는 뜻이며, 뇌동이란 이해관계를 따라 남의 의견을 따른다는 뜻이다. 다른 글에서 ‘군자는 의(義)에 밝고, 소인은 이(利)에 밝다’고 한 말도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군자라는 말은 원래 치자(治者)의 계층을 가리켰고, 소인은 평민을 지칭했다.

◆그런데 공자는 이 말들에 도덕적 의의를 첨가해서 인격이 고상한 사람을 군자, 그렇지 못한 사람을 소인이라 했다. 어쨌거나 요즘 이 ‘화이부동’이란 말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얼마전 학·정·관·재계 및 문화·예술계 등 각계 원로급 인사 115명이 최근 우리 사회의 극심한 분열 현상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하며, “다양한 의견이 존중되는 합리적인 공론의 장”이 마련될 수 있도록 각계 각층이 노력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에서 ‘화이부동’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성명에서 원로들은 “자신의 불완전함을 전제하고 자기 생각과 주장을 내세우면서도 남의 생각과 주장이 들어설 자리를 비워두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지향하는 세상은 진보와 보수, 중도가 당당히 공론의 광장에서 합리적 토론을 통하여 공동선을 추구하는 세상”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적과 동지’라는 이분법적 흑백논리로 갈기갈기 찢기고 있다. 어쩌다 나라가 이토록 대립과 반목, 갈등이라는 악마의 논리에 휩싸이게 됐는가. 정녕 오늘의 화두는 ‘화이부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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