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이 사는 법](44)다이빙 지도자 강서윤씨

[이 사람이 사는 법](44)다이빙 지도자 강서윤씨
다이빙과 결혼한 다이빙계 대모
  • 입력 : 2009. 12.12(토) 00:00
  • 김성훈 기자 shkim@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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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계의 대모로 불리는 강서윤(왼쪽)씨는 "다이빙은 그 어떤 종목보다도 외로운 스포츠"라며 보다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사진=강희만기자

20년 넘게 코치 맡아 우수선수 육성
길러낸 제자중 국가대표 출신 많아
"비인기종목에 대한 관심 부족 아쉬워"


하필이면 비가 내리는 궂은 날이다. 취재원이 수영분야 스포츠인이어서 사진촬영을 위해서라도 맑은 날을 기대했는데….

기자는 9일 오후 제주 다이빙계의 대모격인 강서윤(42·여·제주도청직장운동경기부) 지도자를 제주실내수영장에서 만났다.

이제 막 40세를 갓 넘은 지도자가 어떻게 '대모'라는 극존칭의 호칭을 들을 수 있을까.

비인기종목으로 저변이 취약한 구조적 한계로 인한 면이 없지 않지만 그녀의 지도자 경력과 그 결과물을 살펴보면 그렇게 불리우는 이유를 금세 알게됐다.

강 코치의 지도자 인생은 선수생활을 마감한 지난 1989년 시작했으니 만 20년이 넘고 있다. 도내 스포츠여성지도자 중 최고참인 것은 물론 시야를 넓혀 국내 다이빙계로 무대를 옮겨도 그녀의 경력은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다.

하지만 그녀가 처음 인연을 맺은 종목은 기계체조였다.

강 코치는 "고등학교때 다리를 다쳐 체조선수 생활을 도저히 할 수 없었죠. 당시 주변에서 다이빙으로 종목전환을 권유했었고 나 역시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싶었다"며 다이빙 입문계기를 밝혔다. 다이빙으로의 종목 전환이 그녀의 인생을 바꿔놓은 계기가 된 것은 물론이다.

"당시만 해도 다이빙은 전문코치가 거의 없는 불모지였죠. 고교졸업후 북제주군청 소속으로 선수생활을 이어가다 얼마후 개인 사정으로 은퇴한 뒤 곧바로 선수를 육성하는 지도자로 입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가 20년 넘게 지도자생활을 하면서 길러낸 선수중에는 국가대표 출신이 수두룩하다. 현재 가르치고 있는 선수들도 한때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또 제자의 상당수가 현재 전국 곳곳에서 코치로 활동하고 있고 다이빙심판으로도 활약중이다. 코치 동료로부터도 존경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신분인지라 다이빙계에서 그녀를 '대모'라 부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현재 제주도청 소속인 강 코치는 지난 90회 전국체전에 강민경 강해영 안혁주 등 선수 3명을 이끌고 출전해 많은 메달을 획득, 제주선수단이 80개의 메달을 따내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다이빙은 그 어떤 종목보다도 외로운 스포츠"라고 그녀는 표현한다.

강 코치는 "다이빙대에 서면 고난이도 동작을 해야하는 데 이에는 엄청난 부담감이 따른다. 그래서 평소 훈련은 부담감을 이겨낼 수 있는 자신감 고취차원에서 마인드컨트롤에 초점을 둔다"고 말했다.

강 코치는 기자에게 20년간 풀지 못한 고민을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다이빙은 흔히 말하는 비인기종목이죠. 그래서 선수생활을 하려는 꿈나무가 너무도 부족합니다"는 그녀는 "국가나 자치단체가 예전에 비해 비인기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선수들 입장에서 보면 아직도 부족함이 많다"고 아쉬워했다. 저변확대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도 풀지못하는게 현재 제주, 나아가 한국 엘리트체육의 한계라고 말했다.

대회 참가때마다 예전에 지도했던 선수들이 같은 지도자 신분으로 메달을 놓고 경쟁을 할때 20년 다이빙코치 생활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느낀단다.

이날 수영장에서 올림픽 메달을 꿈꾸며 훈련중이던 어린선수들에게 강 코치가 어떤분이냐고 불었더니 이구동성으로 같은답이 돌아온다.

"다이빙과 결혼한 우리 엄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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