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포커스] "돌봄 사각지대 막아라" 사회복지 현장 '분주'

[한라포커스] "돌봄 사각지대 막아라" 사회복지 현장 '분주'
[제주형 돌봄 정책, 변화와 과제는]
(상) '제주가치 통합돌봄' 현장에선
  • 입력 : 2024. 03.18(월) 15:51  수정 : 2024. 03. 19(화) 15:13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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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안덕면사무소 맞춤형복지팀이 지난달 27일 문모 씨의 집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 씨는 지난 1월부터 '제주가치 통합돌봄'을 통해 가사 지원 서비스를 받고 있다. 신비비안나 기자

장애 있거나 몸 아파도 돌봄 서비스 못 받기도
"틈새·긴급돌봄으로 빈틈 메우자" 시도 시작
내년 전면 시행… "누구나 도움 받을 수 있도록"


[한라일보] '누구나 돌봄이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는 맞춤형 돌봄 서비스'.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해 10월 시범 사업에 들어간 제주형 돌봄 정책 '제주가치 통합돌봄'의 취지는 이렇게 요약된다. 긴급 상황은 물론 일상에서도 돌봄이 필요할 때 걱정 없이 도움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서비스가 시작된지 6개월에 접어들면서 현장에선 점차 변화가 감지되지만, 내년 1월 전면 시행까지 실효성과 체감도를 높여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다. 이에 제주가치 통합돌봄 시행에 따른 변화와 타 지역 사례, 제언 등을 모두 3회에 걸쳐 싣는다.

|장애 있어도 '돌봄 사각지대'

"어르신 안녕하세요." 지난달 27일 서귀포시 안덕면 문모(80) 씨의 집. 안덕면사무소 이애순 맞춤형복지팀장이 인사를 하며 들어서자 그제야 깜깜했던 방에 불이 커졌다. 시각 장애가 있는 문 씨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손님을 맞았다. 이날 방문에는 안덕면사무소와 서귀포시청 담당자가 동행했다.

문 씨는 5~6년 전부터 시력이 급격히 나빠졌다. 지금은 바로 눈앞의 사람도 겨우 형태만 가늠할 정도다. 그렇다 보니 하루 세 끼를 챙기는 것도 큰일이 됐다. 밥물은 손짐작으로 맞춰보지만, 냉동실에 얼려뒀던 식재료를 꺼내는 일에도 도움이 필요하다.

다행히 작년에는 안덕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특화사업으로 가사 활동을 지원 받았었다. 하지만 이내 살날이 막막해졌다. 그해 연말에 해당 사업이 종료되면서다. 그때 안덕면 맞춤형복지팀이 움직였다. 다시 돌봄 공백에 놓일 뻔한 문 씨를 제주가치 통합돌봄으로 연결하면서 계속해서 가사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문 씨는 올해 1월부터 제주가치 통합돌봄으로 일주일에 세 번, 가사 활동을 지원을 받고 있다. 만족도는 높다. 문 씨는 "닥쳐보지 않으면 모른다. 나는 큰 불구자인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불구자"라면서 "그런데 빨래에 청소, 반찬을 만드는 것까지 도와주고 있어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모 씨는 시각 장애가 있지만 만 65세 이상이라 장애인활동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신비비안나 기자

|"돌봄 필요하면 신청하세요"

문 씨는 장기요양 서비스를 받기 위해 최근에 다시 등급 판정을 받고 있다. 바로 이전에 신청했던 이력이 있지만, 당시에는 등급을 인정받지 못했다. 시각 장애가 있는 문 씨는 장애인활동지원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이애순 팀장은 "문 할머니는 만 65세 이상이어서 장애인활동지원 대상도 아닌 데다 장기요양 신청도 각하됐었다"면서 "현재 장기요양 등급 판정을 다시 신청해 받고 있는데, 등급이 나오지 않을 경우 제주가치 통합돌봄 서비스 연장을 검토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주민복지과 송수진 주무관은 "기존 돌봄 서비스로 흡수되지 못 한 분들의 일시적인 돌봄 틈새를 채워주는 게 제주가치 통합돌봄"이라며 "서비스 연장이 필요한 경우에는 읍면동이 승인을 요청하면 시청의 추가 검토, 통합돌봄 민관협의체 심의 등을 거쳐 결정된다"고 말했다.

제주가치 통합돌봄이 가동되면서 도내 모든 읍면동에는 '통합돌봄 전담창구'가 꾸려졌다. 안덕면사무소에도 입구와 멀지 않은 곳에 창구 안내판이 세워졌다. 안덕면 박소현 주무관은 "시행 초반에는 저희가 대상자를 발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보호자가 전화를 주거나 찾아오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며 "돌봄이 필요하다면 전화나 방문으로 신청해 달라"고 말했다.

안덕면사무소 맞춤형복지팀이 제주가치 통합돌봄으로 가사지원 서비스를 받고 있는 또 다른 가구를 방문하고 있다. 신비비안나 기자

한편 제주가치 통합돌봄은 시범 사업을 거쳐 오는 2025년 1월에 전면 시행된다. 현재 제공되는 서비스는 가사지원(가사·일상지원·자녀일시돌봄·방문목욕), 식사배달, 긴급돌봄 등 3개 서비스이며, 내년부터 건강의료, 동행지원, 일시보호, 주거편의 등 8대 서비스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지원 대상은 혼자 일상생활 수행이 어려운데 돌봐줄 가족이 없고, 기존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도민 누구나이다. 가구 기준중위소득 85% 이하(올해 4인가구 기준 490만2000원), 150% 이하(4인가구 기준 859만5000원)는 각각 틈새돌봄(가사·식사 지원, 연 150만원 이내), 긴급돌봄(연 60만원 이내)을 무료로 지원 받을 수 있다. 나머지는 본인 부담으로 이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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